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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홀로 쓰고, 함께 살다. 조정래.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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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냄. 예스 24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라 할 수 있는 조정래씨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독자와의 대화를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작가 정신의 결집체라 감히 부를만한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5백만 부 돌파라는 전무후무한 출판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전남 승주에 있는 선암사에서 태어난 조정래 작가는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등을 처절하게 다루는 소설들을 질핍해 왔지요.

https://blog.naver.com/windownine/221577700693

 

천년의 질문. 조정래. 해냄. 2019년

​ 대한민국 현대사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통해 ...

blog.naver.com

 

이외수 작가의 일화들도 엇 비슷하지만, 조정래 작가의 집필하는 모습을 보면 가히 가학적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몸을 책 속에 갈아넣는 것이지요.

 

작가 스스로도 '글 감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치열하게 글쓰기에 매진해 왔지요.

그 덕분(?)에 책 집필이 마무리 될때마다, 몸에는 훈장처럼 탈장이나 관절염 등 병이 하나씩 생겨났지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분들의 모습은 일견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성실함과 꾸준함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오늘날의 그들이 있는 건 물론 아니겠지요. 당연히 약간의 행운도 따라줘야 겠지요.

이 책은 조정래 작가에 대해서 한결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조정래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글을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들도 꽤 있지요.

그의 문학관, 인생관, 역사관, 사회관, 세계관 및 문화론 등에 관해 상세하고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네요.

 

목차

작가의 말

1부 문학과 인생, 인생과 문학

문학, 길 없는 길 | 작가로서의 재능 판별법 | 오늘의 조정래를 있게 한 것은 무엇입니까 | 예술은 결국 혼자 걸어가는 길이다 | 좋은 작품이 있을 뿐 | 소설의 존재 이유 | 작가의 네 가지 수칙 | 신념을 가진다는 것 | 영감의 조건 | 죽는 날까지 소년이고 싶습니다 |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 | 설명할 수 없는 자기만의 절실함 | 완벽을 향한 끝맺음, 퇴고 | 의미를 담아 제목을 짓는 법 | 말솜씨와 글솜씨 | 『사람의 탈』, 역사책으로도 다 하지 못한 이야기 | 대하소설 작가의 체력 관리 | 문학인생의 훈장이 되어버린 직업병 | 더 쓰지 못한 이유 | 『천년의 질문』, 마지막 절망과 소망을 담다 | 문학의 이유, 문학 교육의 목적 | 78세 소설가의 20년 집필 계획 | 독자 없는 작가는 작가일 수 없다 | 21세기 대하소설을 기다리며 | 글 쓰기 참 잘했다 | 언제나 새롭게, 다르게 | 마음 쓰며 그려낸 여성 인물 | 인물 창조의 시작, 이름 짓기 | 글의 시작과 구상 | 작가의 능력은 ‘인물 창조’로 판가름난다 | 내 문학을 관통하는 중심 가치관 | ‘에피소드가 없는 게 에피소드인’ 작가 | 예술에는 완벽이 없다 | 나도 매일 길을 잃는다 | 집필 방식에 대하여 | 작가에게 독자란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고른다면 | 문학의 길을 후회한 적 없다 | 작가, 그 첫걸음의 황홀 | 조정래의 연애소설 | 위인전을 쓰도록 해주십시오 | 40년 전의 결심 | 대작에는 역사와 사회가 담겨 있다 | 늦을수록 치열하게 | 소설가가 아닌 다른 인생을 산다면 | 50대에 제2의 삶을 살 수 있다면 | 쓰기만큼 치열한 읽기 | 인생이란 무엇인가 | 사는 동안 가장 어려운 것 세 가지 | 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 세상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 소설로 사회적·역사적 삶을 살겠다 | 자기를 사랑하듯 자기의 직업을 사랑하라 | 아내의 편지, 손자의 편지

2부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세계

내가 역사에 대해 쓰는 이유 | 열두 살 소년이 품고 있던 문제의식 | 많이 읽고, 넓게 보고, 깊이 발견한다 | 소설 속 사실과 허구 | 그들 모두가 나의 아들딸이기에 | 『태백산맥』은 세상을 얼마나 바꿨을까 | 사투리, 내 영혼에 스민 언어 | 블랙리스트, 작품의 앞길을 막다 | 제대로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 | 어머니처럼 나를 안아준 벌교 | 민중을 향하는 문학정신 | 작품 속에 작가의 분신이 존재하는가 | 유일무이한 ‘전권 필사’의 역사 | 왜 『아리랑』을 써야 했는가 | 기꺼이 발로 쓰는 작가가 되다 | 지형지물이 알려주는 것들 | 역사와 소설 사이의 균형 | 작품이 클수록 주인공은 늘어난다 | 서러운 지평선의 고장, 김제 | 영원하고 유일한 우리 민족의 노래 | 왜 『한강』을 써야 했는가 | 낭만 없는 세계 여행, 현지 취재의 어려움 | 작가의 고통은 독자의 감동이 된다 | 효과적인 취재의 비결 | 『한강』 속 사랑 이야기의 의미

3부 문학과 사회, 사회와 문학

사죄하지 않는 일본에게 | 한반도 자존심 회복의 길 | 한국인 없는 한국의 미래 | 순리와 축복을 거역한 미래 | 모든 부모의 마음, 참된 부모의 선택 | 무책임한 것은 권력자들뿐만이 아니다 | 3·1운동 100년 후 첫해를 맞으며 | 시대를 역행하는 맹목적 좌우 대립 | 한국 교육의 핵심 문제와 그 뿌리 | 반민족적 범죄에 공소시효란 없다 | 횡포하는 권력 앞에서 | 국민이란, 국가란 무엇인가 | 더 이상의 6·25는 없어야 한다 | 스포츠계 폭력사태에 대하여 | 신적인 권능이 주어진다면 | 우리 시대의 절망과 희망 사이 | 여행을 하십시오 | ‘속도’와 ‘편리’ 속의 ‘본질’ | 종이책의 운명 | 인공지능이 문학작품을 쓴다면 | 새로운 싸움, 스마트폰에의 선전포고 | 나무와 숲의 상관관계를 보는 안목 | 불평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 졸혼에 대하여 | 행복과 평화를 물려주고 싶어서 | 젊은이에게 전하는 네 가지 당부

출처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3603390

 

 

책의 목차를 훓어보면 아시겠지만, 독자의 질문에 대한 조정래작가의 답변 형식으로 책을 엮었답니다.

크게 3개의 카테고리로 엮어, 다양하고 진솔한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지요.

제일 첫 질문이 '문학, 길없는 길' 이라는 건데, 20대의 청년 예비문학가의 궁금증이었지요. '문학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이라고 하셨지만, 조정래 작가처럼 되기 위해서 꼭 해야하는 것 한 가지만 알려 달라는 질문이었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따라하겠다고요...^^

 

이에 대한 작가의 답변은 꽤나 신랄하더군요. 수 차례 '정말 죽기를 각오했는지' 묻고서, 자신이 가슴에 새기고 있는 문장을 알려줍니다.

이 말을 하기 위해, 청년 문학지망생의 질문을 열 번도 더 넘게 읽으셨다고 해요. 진정성을 확인하려고 말이죠.

읽고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쓰고 쓰고 또 쓰면

열리는 길

 

중국의 시인 구양수가 말한 다독, 다작, 다상량을 약간 변주한 것이라고 해요.

어찌보면, 누구나 알고 있고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즉, 조정래 작가의 대답은 효과적인 문학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죽기를 각오하고 매진하라는 얘기입니다.

죽음을 맞 대면할 정도의 자아결의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어설픈 감상으로 예술의 길을 선택했다가는 십중팔구 실패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러면서도, <태백산맥>을 필사하겠다는 그 청년에게 과연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필사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반문하시죠. 그 시간이면 수 백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을텐데 하면서요...

 

일례를 봐도 아시겠지만, 이 책 속에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가르침들이 수도 없이 새겨져 있습니다.

일가견을 이룬 노회한 작가의 독자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마음이라고 보여집니다.

또한, 혼란스러운 가치관 부재의 시대를 살아가는데 나름의 방향을 제시해 주시기도 하지요.

 

한끼 식사 비용으로 한국 문학계의 거장과 이렇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50년 글쓰기를 해오는 동안 책만 읽어달라고 했을 뿐, 정겹게 독자들에게 해 드린것이 없었다며 이번에 허심탄회하고 즐겁고 솔직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네요.

 

거장의 책 출간 소식을 지상파 방송에서도 다루었더군요.

www.youtube.com/watch?v=JmF5E1Bejn8

 

최근 정치적인 이슈와 얽히면서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은 험하기 그지 없네요.

책에 달린 리뷰나 감상평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에요... 안타까운 현실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조정래 작가의 책들은 거의 다 읽었었는데요...

최근에 펴낸 책일수록 예전의 힘있고 강렬했던 예봉이 많이 무뎌졌다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감상평이구요...

 

하지만, 50여년 세월을 지나오면서 그 시대의 화두를 고민하며 풀어낸 수 많은 역작들의 향기가 결코 미미하지 않다는 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요... 단지, 조정래 작가라는 이름때문에 눈 높이가 높아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일뿐이구요.

 

책장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자주 들여다 보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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