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댓글 부자. 요양병원 관련글. 속내를 터놓다.

반응형

 

@elcuervo/unsplash

 

몇일 전 제가 가끔씩 들르는 인터넷 친목 카페에 올라온 글에 상당량의 댓글이 달렸답니다.

공통된 취미를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이다보니, 나름 쉽게 친해지는 면이 있어서인지 비교적 많은 댓글이 달리며 비대면(?)사교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죠.

어찌보면 꽤 꺼끄러울수 있는 문제인데도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싶다며 남자분이 사연을 올리셨더라구요...

 

요약하면,

햇수로만 벌써 7년째 어머니를 집에서 요양 간호하고 있고

치매가 조금씩 심해지시는 듯 하고

부축을 받아야 기동을 하실 정도이지만 와상하실 정도는 아직 아니고

해마다 기력이 쇠해지는 정도가 빨라져서 언제까지 모실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는데, 남자인지라 불편한 점도 있고

본인은 하던 일까지 일단 접고 시간제일로 바꿔가면서 어머니를 돌보는데 다른 형제들은 너무 무심하고

어머니는 요양병원은 절대 안 가신다하고

본인 또한 요양병원을 고려장처럼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고

다행히 어머님이 자산이 있으셔서 간병비나 본인 처신하는데 필요한 비용부담을 자식들에게 하지 않으셔도 되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그전부터 쌓여왔던 형제들에 대한 불만이 요번 명절을 계기로 터져 나온것 같더군요.

형제들이 사업가, 교수 등으로 사회적으로 다들 성공한 위치에 있어서, 해외로도 많이 돌아다니고 연구하는데 시간을 많이 뺏겨 한 두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말에 울컥 했나봐요.

왜 나만 어머니 봉양으로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느냐 싶었던 것 같더라구요.

형제들은 그냥 힘들면 요양병원으로 모시라고 하구요.

 


 

@konni/unsplash

 

댓글이 상상 외로 많이 올라왔더군요.

본인도 힘들겠지만, 배우자도 말할 수 없이 힘들것이다.

가족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게 더 나을수도 있다라는 글도 있고...

노인 간병문제로 형제자매간에 의 상하고 의절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글도 있고...

본인이 희생하여 혼자서 어머니를 모신다하여 다른 형제들에게도 똑같은 희생을 강권하는 건 좀 그렇다는 글도 있었고...

그럴바에는 요양병원으로 모시는게 답이라는 리플까지 보이더군요.

어머니가 자산이 있으셔서 자식들에게 부담 안 주는 것만도 어디냐는 댓글도 있고

극노인 일주일만 집에서 모셔보면 얼마나 죽노동인지 알거라는,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이런저런 댓글 달지 말라고 역정을 내는 글도 보이고...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와 있더군요.

타인의 삶에 간섭하기 좋아하는 동양적인 문화가 한 몫 하는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종합해서 판단해보면, 개인적으로 치매가 진행 중인 어르신을 집에서 간호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고 결국은 요양병원에서 끝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7년이면 할 만큼 한 것 같으니, 시설 좋고 평판 좋은 곳 찾아서 입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형제들에게 서운함은 갖지 말아라...인것 같네요.

 

@marisahowenstine/unsplash

 

 

저희 집안에서도 이미 겪은 일이라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제 부모님은 두분 다 별세하신 터라,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아직 정정하신 처가쪽 부모님도 한해 한해 쇠약해지시는 모습이 뵙기 안쓰럽고, 또 내 자신도 나이들어 감이 느껴지는터라...

 

삶의 끝자락은 불행히도 스스로의 힘으로 마무리하기가 힘든 경우들이 많습니다.

만약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한 일이겠죠.

옛날 사람들은 늙고 병들어 감을 추하다고 여겼다는데, 그런 생각들은 현재에도 진행형인 듯 싶어요.

다들 죽음과 늙어감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요.

 

정답이 있을 수 없는 문제에, 이러쿵 저러쿵 참 많은 구설들이 얽힙니다.

사연이나 댓글 들을 읽어보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명멸하더군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