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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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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있는 책으로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삶의 만족도 최악’이라는 오명이 보여주듯 우리나라는 행복한 나라가 아니다.

살아오면서 많이 들었던 얘기중 하나는 ‘가오(폼을 속되게 이르는 말)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면의 충실함 보다는 밖으로 비쳐지는 모습에 더 신경을 쓰는 민족적 특성을 반영하는 말이다. 성형수술 천국, 명품 천국이 되는 이유이다.

식당 계산대 앞에서 서로 계산한다며 밀당을 하는 사람들도 애시 당초 상대방의 경제적 사정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체면치레가 중요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세운 가오로 끊임없이 파벌과 세력을 만들어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고, 그 영역에 들어있지 않는 사람들에겐 독기를 바짝 세운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붕당정치의 DNA가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선진국 사람들이 공동체에 방점을 두고 배려를 실천하는 삶을 추구한다면, 한국사람들은 자기 패거리에만 방점을 두고 산다. 내 패거리를 위해서라면 공동체의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 쯤 충분히 감수할 의향이 있다. 문제는 그 누군가도 어느 패거리엔가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끊임없는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급속한 신자유주의 국가로의 변모과정에서 우리는 경제적인 풍요로움 대신 그나마 허약했던 공동체마저 잃어버렸다. 공동체를 이루어 살지 않을 바에야 국가를 형성하며 모여 사는 의미가 무엇일까? 공동체 전체의 균형있는 발전보다는 내가 사는 곳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의 패거리 문화는 정치권력자들이 권력을 거머쥐는데는 유용했을지 몰라도 공동체에는 치명적인 독이다.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데에만 골몰하는 사회 구성원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에 인색해진다. 정해진 파이라면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만큼 자신의 양이 줄어든 사람이 있을 터... 맹수의 공격에 약자를 무리에서 밀어내 살고자 하는 짐승의 행태처럼 모두가 약개각진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챙길 때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짐승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약자에 대한 방패가 유명무실하게 되면 한번의 실패로 사회적 약자가 될 까봐 모두가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사회가 된다.

무한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 환경은 개인 특성을 무시한 채 모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획일적으로 공부만을 강요한다.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을 잡는 게(가오가 서야 하므로)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렸다.

개개인의 능력과 특성이 무럭무럭 자라기엔 우리 사회의 토양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꿈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한다.

2000년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창간한 ‘오마이뉴스’는 지금 8만명의 시민기자와 함께 하는 대안 언론중 하나이다. 오연호씨는 14년째 사장으로 있다.

작가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에서 벤치마킹 해 온 것들은 무엇일까? 덴마크 사회에 대한 정확한 사실 정보를 전하고 있다면, 이 책안에서의 덴마크는 유토피아에 가깝다.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 쉬는 행복사회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출처 : 오마이북. 예스 24>.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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