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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파리 여행.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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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가족끼리 자유여행으로 파리 도착한 날은 그리 날씨가 맑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비교적 늦은 시각에 도착하였지만, 밤 시간에 그냥 있기도 뭐해 가장 가까운 관광지인 개선문을 보러 갔지요.

숙소를 비교적 파리 시내 외곽에 있는 한인집에 정한 관계로 한 참을 걸은 뒤에도 전철을 몇 정거장은 타고 나와야 개선문에 도착 할 수 있었답니다.

파리는 도심으로부터 1구역~9구역(정확하지는 않지만..)까지 구획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구역에 따라 하룻밤 숙박료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더군요. 숫자가 낮은 시내 중심가일수록 관광에는 편하겠지만, 숙박료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밤에는 나돌아다니기 싫어하는 애들인데, 파리의 밤은 뭐가 그리 좋은지 텐션 업이더군요.

파리의 밤거리 풍경~

로맨틱하긴 하답니다. 비가 한번 뿌렸는지, 거리 바닥에 물이 촉촉하네요.

 

 

 

 

 

 

개선문에 올라가 보니, 개선문을 중심으로 하여 주 도로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더군요. 마치 불가사리의 중심에 있고, 도로들이 불가사리의 뿔 처럼 펼쳐져 있는 형상이었어요. 밤거리 차량의 불빛이 퍼져 나가는 모습이 이국적입니다.

멀리 에펠탑도 보이고, 원형 관람차도 보이고, 쭉쭉 뻗은 넓은 도로들이 별 모양으로 펼쳐집니다.

 

 

개선문의 크기도 크기지만, 웅장한 석문 위에 아름답게 조각해 놓은(붙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멋있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눈에도 되게 신선해 보였나봐요. 다른 어느 곳에 갔을 때보다 좋아했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민박집에서 차려 주신 아침 밥을 든든히 챙겨 먹고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한인 민박집을 찾는 이유는 바로 한식때문이죠. 여행은 돌아다니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느끼함때문에 고생이잖아요. 이럴때 먹는 한식의 개운함때문에 한인 민박을 선호하게 되는 거죠... 민박집 쥔장이 여행정보도 많이 주셨어요.

물어 물어 루브르 박물관을 찾아 갔죠.

가는 날이 장날이었네요... 휴관... 어쩐지 박물관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더라니...  지나가는 파리지엥에게 길을 물었더니, 이 패셔너블한 멋진 아저씨... 참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더군요.  뭐 둘다 영어 원어민이 아니니, 서로 영어로 대화하는데도 전혀 부담이 없더군요.

이 파리지엥 아저씨, 파리와 루브르 박물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훤칠한 키에 영화배우같은 얼굴... 참 멋있다라는 생각이...^^

오늘은 휴관이지만, 몇 일 머문다면 꼭 보고 가라며 "Have your happy trip~!" 하며 손을 흔들고 갑니다.

 

사전 조사 미숙으로 아침 첫 번째 여행지부터 꽝을 맞은 우리는, 다음 장소인 노틀담 성당으로 향했죠.

대부분 조금만 걸으면 되는 거리이긴 하지만, 이동하다 보면 피로가 누적되어 나중엔 조금만 걸어야 되는 상황이면 지하철을 타게 되더군요. ^^

 

센 강을 끼고 한강 다리처럼 많은 다리들이 있구요, 가운데 섬 처럼 생긴 지형에 노틀담 성당이 위치해 있더군요. 작년엔가 홀라당 불타버려 지금 열심히 복구 중일텐데요...

 

누군가 시작했을 자물쇠의 맹세가 어마 어마한 숫자의 새끼들을 까 놓았더군요. 무생물이 새끼를 낳으며 무한 증식을 하다니... 참 신기한 일이죠?

우리나라에도 저런 장소들이 꽤 있죠 ^^

 

 

 

파리는 어디를 배경으로 찍어도 나중에 사진을 봐 보면 거의 화보처럼 나오는 도시더군요.

유럽 여행 다니면, 제일 불편한 것 중 하나가 화장실이예요. 뭐 돈 내고 공중화장실을 이용해도 되지만, 여행자의 눈에 얼른 띄지 않는데다 평생 돈 안내고 볼일을 보던 습관 때문에 ...

노틀담 성당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 점심도 떼우고 볼일도 처리하였답니다.

말이 떼우는 거지, 물가는 후덜덜 합니다.

식사 양이 조금 부족했던지, 아님 너무 맛있어 보였던지 식사하고 나와서는 아내와 아이들은 바로 골목에 있는 노점상에게서 와플을 사먹었는데... 아내는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네요... 

 

파리는 가 보고 싶은, 갈 만한 곳이 너무 많은 곳이라 길게 체류하는 일정이 아니라면 한 장소에 오래 머물수가 없답니다.

애들하고의 여행이라, 우리 가족은 파리 디즈니랜드를 여행코스에 넣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내관광을 줄일 수 밖에 없었죠. 여행 기간동안 비가 뿌릴 때가 많아서 좀 힘들기도 했구요...

다음 관광지는 그 유명한 에펠탑...

Eiffel Tower (에이펠 타워)...

정말로 에펠탑이라고 말하면 파리지엥들은 못 알아(?) 먹더군요.

Tower 라는 말로써 이 관광객이 뭘 물어보는지 대충 감으로 알텐데 말이죠, 에펠탑으로 물어보면 모른다는 제스쳐를 하며 위치를 안 가르쳐 줍니다. 하긴, 거꾸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내가 사랑하는 자부심을 가진 곳을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에게 얼마나 호감이 생길까요...ㅎㅎㅎ... 아무리 친절하다는 파리지엥이라도 말이죠.

 

대기줄 없이 입장이 가능한 조금 더 비싼 입장티켓을 인터넷으로 사전 구입했었는데, 에펠탑 입구에서 줄을 서지 않을 뿐 결국은 입장 후 줄서고 기다리기는 마찬가지더군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직원에게 물어 봤더니 프랑스어로 쏼라쏼라~~ 표정에서 묻어나는 귀찮음, 짜증...  왠지 모르게 전해져 오는 인종차별의 느낌...  파리지엥들은 정말 친절한데, 공무원들이나 관광지에 있는 관리직원들은 되게 불친절하더군요.

옆에 있던 미국인 관광객이 내 말을 알아듣고 조금 기다리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얘기해 주더군요. 참 거시기했죠... 영국과 앙숙 관계라더니 영어 쓰는게 마땅챦았을까요? ㅎㅎ... 시민들 친절함에 감동해 있다가 찬물을 확 뒤집어 쓴 듯 기분이 쎄 해지더군요...

어마어마하게 긴 줄과 거의 난장판에 가까운 기다림과 몸부림 끝에 에펠탑 끝에 도착했지요. 뭐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는 시내 전경이라고 어마어마한 장관이겠습니까만... 참 이거보려고 그 오랜 시간 추위에 떨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고생했나 싶더군요. 하지만, 사람들이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니 어쩌겠습니까?

요즘 가면 코로나19 때문에 안기다리고 올라갈 수 있으려나? 아님 아예 폐쇄했을 수도 있겠네요...  하긴, 여행자체가 힘들어진 상황이니... 누가 이런 상황에서 유럽으로 놀러갈려고 하겠습니까만... 살다보니 별일도 다 있네요... 하여간 얼른 수그러들어야 할 텐데요, 경제에도 미치는 여파가 장난이 아닐 것 같아 걱정입니다.

하여간, 한때는 흉물 취급을 받으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는 에펠탑이 이젠 파리로서는 최고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더군요...^^

반짝 반짝 전구쇼가 끝나고,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더군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전철역을 찾아 가는 길은 참 멀게만 느껴지고, 낯선 대도시 한 밤의 어수선함에 시달리다보니 빨리 침대에 몸을 눕히고 싶은 생각밖에 안 나더라구요.

파리는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 다니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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