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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즈넉한 오사카성 나들이... 한적한 공간이 주는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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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완독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다시 읽고 있는데, 확실히 더 많은 정보가 눈에 들어오고 이해도가 월등히 높아진 걸 느낄수 있겠더군요. 가끔씩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문장들에 내가 이 책을 읽긴 했나 싶은 당혹감이 들기도 하구 말이죠. 하여간, 오사카성은 꼭 들러보고 싶은 곳중 하나였는데 폭염때문에 고민이 되더라구요. 다른 가족들은 그닥 내키지 않아 하길래 저 혼자 아침일찍 오사카성 구경에 나섰습니다. 평일엔 혼잡한 지하도와 역사내의 모습이었는데, 주말인데다 이른시간이어서인지 한산해서 좋더군요~

 

찾아가는 길은 수월한 편인데도,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그새 땀범벅이 되어버립니다. 특히나,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정말 죽을 맛이었지요. 펼쳐든 양산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의 강렬함은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느낌상은 왼쪽인데 표지판을 잘못 읽은 덕에 접어든 오른쪽길로 조금 우회하는 바람에, 나중에 생각해보니 더 멋진 풍광을 볼수 있었어요...^^

 

성 주변을 따라 해자를 파서 물이 흐르게 함으로써 적의 공격이 훨씬 힘들게 하는 구조방식은 직접 눈으로 보니 새삼 장관이네요. 오래 전이긴 하나, 이 해자를 사이에 두고 적대세력들간의 혈투가 벌어진 장소라 생각하니 무상한 세월이 느껴지는 듯도 하구요...

대도시 빌딩 숲 속에 자리하고 있는 오래된 역사의 현장을 아침 일찍부터 건강챙기러 조깅하며 뛰어다니는 후세들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허구헌 날 전쟁이던 못먹고 못 살던 시절에 죽기살기로 싸움하던 곳을 여유롭게 뛰어다는 후세사람들의 모습을 그 시대 사람들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요?

전 더워서 숨을 헥헥거리는 판국인데, 옆에서는 조깅이라니요... 이런 게 현지인의 포스인가요?^^

 

지도를 살펴보니, 오사카성의 대략적인 모습이 눈에 잡히네요. 2중의 해자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책으로만 읽었던 내용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군요... 어찌보면 단순한 것인데, 직접 본 적이 없거나 문화가 다른 사항들에는 굳건한 선입견이 투영되어 사실자체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하거나 이해를 못하게 방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내용중에는 성 내부에 비밀 통로나 탈출로 등도 있었던 거 같은데, 그건 일본어를 모르니 써 있다고해도 찾아보기 힘들었을거 같네요... 가이드가 안내해 주신다면 모를까...^^

 

날씨만 좀 더 좋았더라면 훨씬 행복하게 느껴졌을텐데, 땀 범벅의 상태로 맞이한 오사카성의 에머럴드빛 비쥬얼... 그래도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더군요...^^

이른 아침 시간대라 관광객도 거의 없는데다 간간히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그늘진 곳 벤치에 앉아서 오사카성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족시켜 줍니다...

 

 

 

 

비록 땀범벅이고 무더운 날씨이지만, 오사카성을 밑에서 바라보는 관람스팟은 완전 명당자리같습니다.

고즈넉한 느낌에다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나무잎들과 에머럴드빛 오사카성을 둘러싸고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명암까지... 힐링타임 제대로 선사해주더군요... 그 순간만큼은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오사카 성 내부까지 올라가서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거 같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전 관광객이 없는 한적한 오사카성이 훨씬 더 좋을거 같아요. 담에 오사카성을 방문한다면 그때도 개장전에 올 거 같아요... 지도상으로는 지금 보이는 해자 밖으로 한개의 해자가 더 펼쳐질텐데, 그 모습은 오사카 성 꼭대기로 올라가면 보이지 않을까 싶긴 한데... 확인할 길이 없네요. ^^

오래전 궁핍했던 전란의 시대에 순금으로 장식한 성의 모습에 압도되어 고개를 절로 수그리게 만들었을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전략가다운 면모가 새삼 대단해보입니다...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여러각도에서 예쁜 오사카성의 모습을 담을수 있더군요. 사시사철 그 모습이 끊임없이 변하지 않을까 싶어요. 녹음이 우거진 여름의 모습도 참 예쁩니다. 자연의 모습은 늘 그렇게 평화로운데, 그 안에서 복작거리고 사는 인간들은 왜 늘상 싸우고 증오하고 파괴를 일삼는 걸까요... 무심한 듯 여행자를 내려다보는 오사카성의 모습속에서 피비린내나는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떠 올리긴 쉽지 않던데 말이죠...

 

 

오사카성이 개장하면, 이곳 해자를 배로 둘러보는 관광상품이 있던데요... 요런 폭염날씨엔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구요, 좋은 계절에 다시 오게 되면 시도해봐야겠네요... 보는 각도에 따라 완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오사카성이어서, 해자내에서 바라보는 모습 또한 완전 다른 것일꺼에요...^^

 

 

오사카성 맞은편에는 NHK 방송국 건물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건물앞 넓은 공간에 뭔가 색다른 문화재 비슷한 건축물들이 있었는데, 더위에 지쳐 읽었던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네요...

준비해갔던 생수한병은 진작에 바닥나고, 온몸이 땀에 절어 어느순간 쉰내가 나는 듯한 느낌이...ㅠ

빨리 호텔로 복귀해서 시원하게 샤워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즈넉한 한때를 즐겼던 오사카성 바로 밑에서의 힐링타임은 꽤나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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