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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검사내전. 김 웅.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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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키. 예스 24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접했던 장면들이 이 책 속에 좀 더 디테일하게 펼쳐집니다.

jTbc 드라마 <검사내전>의 원작이라고 하더니,

제법 적나라한 표현들을 통한 디테일한 내용들이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운이 좋아서 경찰조사 2번에

법정 출석은 참고인 자격으로 1번이 전부이지만,

송사에 휘말리게 되면 얼마나 피 말리는 고통에 시달리는 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요.

 

사람은 또 얼마나 적응력이 뛰어난 지,

상당수의 사람들은 한 두번 송사를 치르고 나면

또 거기에도 둔감해진다고 합니다만...

그 와중에 얼마나 사람의 모습이 피폐해지고

인성이 황량해질지는

굳이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사실 사람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더 빡세게 치이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성층권에서 사는 최고 권력자들의 심기를 거슬려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일을 당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기 그지 없겠지요.

 

 

병원에 가면 이 세상엔 왜 그리도 아픈 사람 천지이고,

카센터에 가면 차들은 뭔 고장이 그리도 많이 나 있는지...

휴양지에 가면 또 거기 나름대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넘쳐나고...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곳의 환경 따라 변하게 되는 가 봅니다.

 

우리 사회에서 검찰은 소위 엘리트 계급으로써 사회 지도층이자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지닌 단체입니다.

이제 막 판검사에 임명된 젊은 법조인들도

'영감님'이라는 호칭으로 극진하게 대접받는 사회이니,

오직 공부만 잘해 판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엘리트 의식 없이 원만한 사회인상을 갖추는 일도 쉽지 않을 겁니다.

 

카오스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다

각종 노하우로 단련된 선악의 생활인들이

자신의 의도를 감추고 갖은 변신술로 자신을 위장하며

이들 법조인과 만날테니까요...

 

김웅 검사의 솔직한 고백처럼,

늘상 피고인들을 접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믿음도 약해지고 추악한 인간의 면모들로 인해

마음 상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 것 같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늘상 궁금했었던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도 들었었죠.

 

생활형 검사의 사람공부, 세상공부라는 부제를 달고 있듯이,

김웅 검사는 여러 사건 사고에 관한 꽤나 디테일한 묘사를

생활속 여러 활동(즉, SNS 용어나 인터넷 게임용어 등)에 빗대어 하곤 합니다.

'상당히 트렌디한 검사님이네?'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죠.

게다가, 글도 정말 재미나게 잘 쓰셨더군요.

 

본인 입으로도 검찰조직에 융화되지 못한 또라이 검사라고 말하듯,

흔히 말하는 줄서기를 하지 않고 고위층을 들이받는 과정에서 겪었던

정말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직접 경험한 일이라니...

인간 사회의 더럽고 추악한 것들을 너무 많이 봐서,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더군요.

 

사람은 끼리끼리 모여 사는 경향이 있다더군요.

인생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나락으로 빠지기도 하구요.

 

 

예전 검찰 조사는 상당히 강압적이어서,

한번 당해 본 사람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라고 하지요.

인격적 모독도 꽤 강도가 쎄서,

한 때 정권이 바뀐 직후 고강도의 검찰 조사를 받고서는

자살을 하던 사회고위층 인사들도 많았었지요.

 

요즘은 조사방식이 많이 바뀌어,

장시간 진빼기 식으로 진행된다고는 합니다만

일반인들에게 검찰조사는 상당히 두려운 것이긴 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검찰 조사실에서조차 소리지르고 악다구니를 해대는

진상들이 넘쳐난다는 김웅검사의 얘기는

참으로 아연실색하게 하더군요.

 

그저 한 평생 송사에 휘말리는 일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김웅 검사의 경험담을 통해 들여다보니,

왠지 가슴이 조금은 더 무거워집니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부모로써,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 애들에게 일독을 권유하기도 뭐하네요.

너무 어두운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 반면, 분명 존재하는 인간 세상의 또 다른 면모도

우리가 눈 감고 쳐다보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 한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두는 게 나을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뭐 그런저런 복잡한 심경이 되더군요.

 

책 내용은 정말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몇 가지 의문점들이 해소되기도 했지요...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과 현실 사이에는

"항공모함 서너 개는 교행할 만 한 간격"이 있다고 말하는

김웅 검사의 말은 모든 직업군에 해당하는 말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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