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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오랜만에 써보는 블로그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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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사이 뚝 떨어진 기온에다 가을향이 물씬 묻어나는 대기공기... 구름사이로 비치는 가을하늘이 참 예쁩니다.

 

정말 오랫만에 글을 써 봅니다. 그간 SNS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했네요. SNS 중 틱톡은 예전에 한번 지웠었다가 다시 깔았었는데, 요번엔 아주 지독하게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으로의 개인정보 누출이야기를 포함해서 각종 악성루머들이 있음에도, 틱톡... 이 요물은 한번 접하면 끊기 힘든 게 담배 중독성 뺨 치는 군요. 그도 그럴것이 맘에 안 들면 쓱 치워버리면 새로운 동영상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는데다 상당수의 것들이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취저영상들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는수 밖에요. 그 덕에 독서시간은 속절없이 날아가버리고, 휴식시간의 대부분을 손가락 운동하다 끝나곤 하더군요.

안되겠다 싶어(틱톡영상은 아무리 많이봐도 뭔가 정신적허기를 채울수 없는 느낌...) 다시 책을 읽어보려고 그 동안 뜸했던 시립도서관을 찾았습니다. 근데 막상 도서관에 가보니, 왠걸 공사중입니다... 한때는 독서마라톤을 하며 수년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었는데 어느샌가 도서관출입마저 끊고 살았더군요. 구입하는 도서가 늘어가면서 책 분류가 엉키고 점점 책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싶더니 아마도 대대적인 장서공간 확장작업을 하는가 봅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변신한다는데 응원해줘야죠... 그 탓에 빈손으로 나와서 서점으로 갈까하다가, 집에 쌓여있는 읽지 않았던 책부터 읽어나가지 싶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과연 서재에 쌓여있는 읽지 않은 책들도 꽤 많습니다. 근데 손이 잘 가지 않는 책은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역시나 또 그닥 눈길이 가질 않습니다.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저 책들을 구입했을까 싶네요. 그러다 문득 책장의 맨 윗칸, 즉 첫부분으로 눈이 갔고 무려 30여권이 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야마오카 소하치 저)에 관심이 꽂혔습니다. 도서관 공사기간 2달 동안에 이 시리즈를 완독하면 딱이겠구나 싶었죠. 일본어 공부도 되겠다 싶었구요...

 

낯선 지명과 이름들... 익숙해지기까지 진입장벽이 약간 있었지만, 워낙 흡인력 있게 내용을 전개해나가는데다 왠만한 굵은 서사는 일부러 그러는지 반복적으로 기술해 놓음으로써 내용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도록 집필했더군요. 해외 독자들을 배려한 거 같은 느낌마저 들었죠.

 

어느나라 정치판이건 간에 온갖 협잡과 권모술수가 난무하지 않는 곳은 드물겠지만, 작금의 한국정치판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우리네 삶또한 크건 작건 정치질(?)과 무관할수 없겠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소시민의 시각에서보자면 참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구약성서에도 그런 내용들이 반복되어 기술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본성이 아마 그런 것일지도 모르구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러한 정치질이 난무하는 일본과거사의 일정부분을 조명한 소설입니다. 지금은 받아들일수 없는 남존여비사상과 이해하기 힘든 국지적 문화환경들로 인해 백퍼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인간본성을 꿰뚫는 통찰력과 약육강식의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들은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줍니다.

자기가 모시는 주군을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는 의리파가 있는가하면, 온갖 저울질 끝에 뒤통수를 계속 치면서 살아남는 교활한 인간도 많습니다. 시대와 장소만 다를뿐 인간군상들의 모습은 언제나 엇비슷한 것이 있네요.

 

 

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보는 것도 참 좋네요. 틱톡에 빠져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재미있긴 하지만, 솔직히 뭔가 시간을 낭비한 느낌을 받는 것과는 다른 뿌듯함이랄까?... 포스팅 글을 쓰고 다시 읽으면서 가다듬고 하는 시간도 좋구요...

 

미국의 전 국방장관이 은퇴후에 책읽기와 쓰기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인터뷰했던 기사를 봤었는데, 그 기사를 읽으면서는 뭔가 헛헛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요...아직도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해서 그닥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물속에 들어가봐야 공기의 소중함을 깨달을수 있듯이, 아마도 넘쳐나는 책들속에서 허우적대다보니 그런 느낌이 들었었던것 같더군요. 책은 다독보다는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내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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