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하고 발랄담백한 청춘 남녀의 썸 이야기를 과장없이 웃음기 살짝 빼고 가볍게 다룬 영화였네요. 로코가 억지 웃음을 넣으면 참 보기 괴로운데요, 그래서인지 더 깔끔한 뒷끝이 기분좋은 영화였어요.
한창 열애중이거나 누군가에게 썸이 피어나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재미있는 본인들의 일상이야기일수도 있겠네요. 그만큼 평범한 모습들이 수더분하게 묘사되어 마치 이웃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문득, 지나간 시절의 연애사를 떠올리며 비교해보니 정말 시대 많이 변했다는 실감이 드네요.
우리의 남녀 주인공들은 데이트 어플로 만나, 사랑없이 원나잇을 보냅니다. 청춘들의 실 생활까지는 들여다 볼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는 성에 관한 얘기들이 거침없이 오고갑니다. 여성들의 애교(?)나 남자들의 허세(?)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식생활 뿐 아니라 남녀관계마저도 서구화된 것처럼 느껴지는 게 이미 구 세대가 되버린 증거인지도 모르겠네요.




90분 가량의 런닝타임이 후다닥 지나간 것 처럼 느껴질만큼 영화는 속도감도 있고 대사들이 찰지게 재미나더군요. 톡톡 튀는 젊은 감성을 과시라도 하는 듯, 주인공 이름부터가 센스 만점입니다. 남주 이름은 박우리(여주가 빠구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풉~~!!), 여주 이름은 함자영(막자영이라고 하기도...)... 대 놓고 표현하는 방식이 젊은 세대 감성과 잘 들어맞는지 모르겠는데, 올드 세대들은 쯧쯧할 지도...
로코의 공식인지는 모르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도 남주는 약간 순진한 면이 있습니다.
가만 돌아보니 남주가 뺀질거리며 많은 여성들을 사귀는 영화는 드물고, 대신 로맨스 영화의 남주들은 한결같이 순진남이었던 거 같네요.
과거의 로맨스 영화들이 대부분 선남선녀들의 미모를 내 세웠다면 <연애 빠진 로맨스>는 반듯한 외모보다는 뚜렷한 개성을 선택한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내용 진행으로 봐도, 남녀 주인공 캐스팅이 참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어색한 첫 만남과 통성명 뒤에 둘은 첫 데이트에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지요. 남주는 무슨맛으로 먹느냐며 투덜거리고, 여주는 옆 테이블이 남긴 편육까지 스윽 가져와서 소주 안주로 먹는 털털함을 과시하죠. 명절에 음식 남기면 벌받는다면서요...
남주는 여주에게 데이트 어플에서 인기 많았을거 같은데 왜 자기를 선택했느냐고 묻지요... 대답이 돌직구입니다. "그냥, 네가 제일 성병 안 걸린 애처럼 생겼던데?"... 이 대답을 듣고, 소주 한잔 털어넣으려다 남주는 쪽팔림과 황당함의 실소를 하지요. 소주를 질질 흘리면서요...
이 씬에서 웃음을 터트린 관객이 많았을 텐데요, 이 영화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미난 씬일거예요.
'연애 빠진 로맨스'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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