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외의 대박이 난 <오징어 게임> 은 마치 잭팟이 터졌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작품이었죠. 전 세계인들의 취향도 그렇게까지 별스럽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고, 우리 문화가 세계인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 무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는 사건이었죠.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 오징어 게임.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넷플릭스 한국영화 <오징어 게임>이 정말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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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이후, 한국이 문화라는 또 다른 영역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자리잡아 나가고 있음을 반영하는 이벤트였기도 하구요. 하여, 한국 사람으로써는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지요. 전쟁후 폐허속에서 선진국의 원조를 받던 경제열등감 뿐 아니라 이젠 문화열등감까지 모두를 극복해 냈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빠른 시간안에 이 모든 걸 이루어냈으니, 조금은 삐걱거릴 가능성이 농후하게 있으니까요.
영화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인의 관심을 유발한 수작들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모든 영화가 이들 영화처럼 어떤 기준점을 제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달기지라는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은 넷플릭스 영화 <고요의 바다>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일들이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합니다.
컴퓨터그래픽의 발전으로 왠만한 것들은 다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 낼수는 있겠지만, 그에 해당하는 제작비의 상승 또한 만만치 않을 부담일텐데요... 외화를 보면서는 남의 일처럼 무심코 봤던 장면들이, 막상 한국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니 장면마다 보이는 장비나 설치기구들 하나하나가 달리 보이더군요. 저건 어떤 곳을 섭외했을까? 저건 컴퓨터그래픽일까? 등등...
그러다보니, 기존에 봤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수작 영화들의 퀄리티가 새삼스레 대단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매일 밤 하늘을 쳐다보면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며 보이곤 했던 달...
인력작용으로 크고작은 영향을 지구에 미치는 달은 , 세계 각지에서 수 많은 설화의 소재가 되어왔던 곳입니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는 물부족이라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의 가상 상황에다 끊임없이 증식하는 물(월수: 달의 물)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다소 식상하지만 충격적인 에피소드를 버물려 만든 영화입니다.
없는 공간과 물질을 상상으로 만들어내야 하기에 상당한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했을것이고, 거기에 재미있는 스토리텔링까지 첨가해서 컴퓨터그래픽과 접목시키는 연출력 뿐 아니라 든든한 제작비 지원까지 요하는 작업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어느샌가 거대 공룡이 되어버린 넷플릭스는 적절한 선택지였을 거구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급 성장한 넷플릭스는 기존 제작사들과는 달리 꽤나 감독들의 재량권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 세계의 시청자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라서 그런지 투자비용들도 어마무지 합니다. 유명 헐리우드 감독과 배우를 채용한 영화들의 제작비는 회수가 될까 싶을 정도로 정말 상상초월이더라구요.
어찌됐건, 넷플릭스의 지원하에 한국에서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하나둘씩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SF 영화에 비해, 노련미는 많이 부족하지만 소재의 독특성과 한국 특유의 정서 등으로 한국인들에겐 오히려 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네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고요의 바다>는 갠적으로 애매한 평점을 줄 수 밖에 없을거 같네요.
인터넷 상에 올라온 평가들은 악평이 더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하구요...

초반의 설정과 내용은 비교적 참신했다고 여겨집니다. 공유 배두나 님을 비롯 연기자들의 호연도 괜챦았구요... 문제는 중반 이후를 지나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이 바닥났는지 익히 봐 왔던 클리쉐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뻔히 예측되는 결말과 액션들이 이어지니 집중도가 확 떨어지게 되고, 이런 부분들이 악평의 요인이 된 거 같더군요.
달(우주)을 배경으로 한 첫 작품치고는 무난하다고 여겨집니다만, 여러 히트작의 여파로 인해 눈 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의 요구에는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는 어찌보면 박리다매식의 경영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블랙홀처럼 영화계의 상당부분을 빨아들이면서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 버린 이후, 쏟아낸 작품들 중 수준 미달의 영화들이 정말 많았지요. 거기서 입은 손실들이 대박난 몇개의 작품으로 충분히 벌충이 가능한건지, 갈수록 영화제작비는 상상초월의 액수로 커져갑니다. 물량공세로는 왠만한 제작사들이 독립영화 제작수준으로 비칠 지경이지요... 자본주의 시장은 참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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