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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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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학동네. 예스24.

 

까마득히 오래 전에 잊어버린 꿈들...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또 될거라고 믿었던 시절에 꿈꾸었던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들...

 

파울로 코엘료는 쉬지 않고 그 무엇을 찾아 여행을 떠나라고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그가 써 낸 책들에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과 탐구,

그리고 온 우주를 아우르는 에너지와의 합일화를 위한 노력입니다.

 

코엘료가 작가가 된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이었음은

그의 이력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요.

 

분명,

기나 긴 그리고 고달펐겠지만

나름 큰 의미를 지녔던 순례였던 것 같더군요.

 

프라하의 어느 골목길.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는 것도 나중엔 추억이 되지요...

 

끊임없이 생겨나는 물집과 그로 인한 통증,

오랜 침묵을 견뎌내야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수 많은 도보여행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감과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오 자히르>에서도 코엘료는 쉬지 않고 속삭입니다.

모험이 사라진, 지극히 평범한 삶은 우리 삶의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구요.

 

혹자는 평범한 일상이 곧 행복이라고 얘기합니다.

 

예기치 못한 불상사로 인한 평안했던 일상이 깨져

혼돈과 고통의 나날을 보낸 경험들은 이런 주장을 쉽게 수긍하게 만들죠.

하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평안함은

금방 무료해지고 권태로움에 빠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코엘료는 이러한 권태를 못 견뎌하는 부류의 사람이지요.

 

프라하의 봄...민주화의 성지와 같은 곳이지만, 여행자에겐 유명관광지인 곳...그날의 함성은 상상속으로...

 

자신의 작품이 세계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는 유명작가로

써 낸 책의 인세만으로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그로써는

이미 경제적 자유를 쟁취한 상태겠지요.

 

그런 그로써는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일해야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더 이상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딴 세상 얘기지요.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마치 작가 본인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등장 인물들 모두 영화속에서 봄 직한 캐릭터들이 많지요.

모두 샐러리맨과는 반대지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삶을 탈피해서,

늘 새로운 모험을 추구하도록 충동질하는 사람들 말이지요.

 

대도시의 분주함과 번잡함. 일상을 벗어난 여행자에겐 새로움으로 느껴집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한국 사회도

이젠 레져와 휴식을 추구하는 삶이 어느 정도 대중화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나서 얘기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카페가

우리나라처럼 많은 곳도 드물겁니다.

 

남들 하는 건 무조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특성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자는 너무 획일화된 교육과 사회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다양성이 너무도 부족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난돌이 정 맞는다'는 사고방식은

21세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태적인 발상이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은 제외하고는

우리 아이들은 닭장같은 학교에서 12년간을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키워내지고,

답답하기 그지 없는 교육방식에 의해 길들여져 사회에 배출됩니다.

 

오직 뛰어난 공부성적만이 목표가 되어 입시만이 지상최고의 명령인 듯

모든 학생들이 일사분란하게 끝없는 공부만을 강요받고

입시전쟁에 내 몰리는 게 현실입니다.

 

그 공부마저도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안에 효과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가 하는

기술적인 문제에 천착할 뿐,

'인생을 어떻게 사는게 현명한지'

'나와 공동체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같은 고민들은 사치스런 일로 치부하게 만듭니다.

 

이런 세상을 바꾸어보겠다고 설쳐대는 정치인들도

상당수 커다란 실망만을 안겨주었지요.

 

 

사전정보 없이 보는 특이한 건물들의 외관이 여행자에게 주는 느낌은 ...

 

수 없이 많은 욕망들이 뒤엉킨 혼돈스런 세상...

우리 삶은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 걸까요?

 

우리와는 다른 문화에서 살아왔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사고방식마저 완전히 다른

유명작가가 얘기하는 삶의 목표가 과연 한국 독자에게 어떤 감흥을 불러 일으킬가요?...

 

전,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있는 무언가를 자꾸 깔짝 깔짝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규정할 수 없었지만,

철 모르던 시절 꿈꾸었던 꿈같은 희망사항들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느 샌가 팍팍한 현실을 마주하며 스러졌던 그런 꿈들말이죠...

 

체코 프라하 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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