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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수족관 보며 멍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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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정리하다보니, 무슨 생각으로 찍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방에서 키우던 구피들 영상이 있네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며 바라봤어요.

2015년도에 찍어 놓은 것이더군요. ^^

 

 

구피는 덩치는 쬐끄마한 게 정말 화려한 꼬리를 가지고 있어

관상용으로 키우기 좋더군요.

 

하지만,

키우다보니 여러가지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었는데요...

 

어마무지한 공격성의 소유자들이더라구요.

송사리 계열의 민물고기라는데,

암컷이 대부분 수컷보다 크고 힘도 쎈 것 같더라구요.

 

수컷의 일은

하루종일 암컷 뒤를 쫓아다니거나

다른 수컷과 싸움질 하는 거였죠.

 

 

처음에 옆 사무실에서 키우던 구피들 중 몇 마리를 분양 받아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얘들의 번식력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초반에는 새끼를 낳고 나면 분리시켜 줘야 한다는 걸 몰랐어요.

심지어 자기가 낳은 새끼까지도 먹어치우는 것 같더라구요.

 

 

몇 번의 이사와 출생과 사망을 거치면서 구피들의 족보가 꼬이고 꼬였는데...

이 와중에 계파가 생기고,

이합집산을 하면서 서로 물고 뜯고 난리도 아니었죠.

 

처음 분양 받았을 때도 서열 정리되는 것을 목도하긴 했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과정이 인간사회랑 비슷한 면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지요.

 

 

텃세는 어찌나 심한지,

암 수의 비율을 맞춰 주려고 새 수컷을 투입하면

기존의 터줏대감들이 새로 들어온 수컷을 온통 쪼아댑니다.

 

어느 날인가는 꼬리가 너덜너덜해져 있는 것도 보았지요...

후덜덜...

 

 

게다가, 몇 번인가 수컷의 자살도 보았지요...

 

암컷이 괴롭혀서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수컷 한마리와 암컷 한마리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음날 보면 수컷이 수족관 밖에서 말라 비틀어져 죽어 있는 걸

세차례나 봤으니까요...

 

이때까지만 해도 수족관이 아닌 작은 투명 그릇들에서

여러 개로 나눠 키우고 있었거든요...

햇볕이 잘 드는 곳이어서 그랬는지,

수족관에 녹조는 무쟈게 많이 낍니다.

청소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요리저리 도망다니는 녀석들을 잡아서 옮기고,

염소 날린 수돗물을 챙겨다가 물 교체해주고

안정제 뿌려주고...

 

그러다가 유리 수족관이 3년 쯤 지나니 새기 시작합니다...

결국 구피 키우는 걸 포기하고 또 다른 주인 찾아 분양시켜 줘 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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