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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여행

Verdi- La Traviata.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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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di - La Traviata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오페라가 언제 초연된 무엇인지 아시나요?

놀랍게도 1948년도에 명동의 시공관에서 <춘희>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인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랍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직역하자면 '길을 잘못 든 여자'라는 뜻인데요, 의역을 하면 일본의 게이샤처럼 유럽 상류사회에서 남성의 사교계 모임에 동반하던 코르티잔(courtesan)이란 직업군을 의미합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의 직업이 바로 코르티잔이었지요. 예술에도 수준급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노래와 춤에도 능하면서도 시사적 상식과 교양을 갖춰서 상류사회 남성들의 대화상대로 손색이 없어야 하는 직업이라죠.

오페라의 원작은 알렉상드르 뒤마 2세의 소설 <동백 아가씨>인데요, 원작의 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는 실제 뒤마의 연인이었던 코르티잔 마리 뒤플레시(1824~1847)를 모델로 했다고 하는 군요. 마리 뒤플레시는 동백꽃을 유난히도 좋아했었는데, 뒤마와 헤어진 뒤 2년이 지난 23살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하는데요...

뒤마는 마리를 생각하며 <동백아가씨>를 썼겠지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남주인 알프레도는 결국 뒤마인 셈이지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 장면.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1막 초반, 동영상의 10분 경에 흘러나오는 '축배의 노래(Brindisi)'가 아마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곡일거 같네요.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남몰레 비올레타를 좋아하던 청년 알프레도가 그녀를 파티에서 처음으로 만나 함께 부르는 이중창입니다.

코르티잔이란 직업의 특성상, 그녀가 참석한 파티의 성격은 지레 짐작이 되실겁니다.

'축배의 노래' 또한 피 끓는 청춘 남녀가 서로 만나서 처음으로 뜨거운 눈길을 주고 받으며 부르는 노래이니, 그 내용 또한 '삶의 쾌락'을 즐기자는 다소 퇴폐적인 내용일 수 밖에 없지요.

www.youtube.com/watch?v=YRaT88qJago

 

이런 노래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언어와 그럴 듯한 음율로 전개되어 듣기에는 경쾌하고 흥을 돋우는 음악처럼 들리니, 각종 국가 경축행사나 TV 음악회에서 자주 흘러나오곤 합니다.

1853년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가 초연되었을때, 당대 상류층의 일종의 '기생파티'를 비판하는 내용의 이런 오페라가 성공적일수는 없었겠죠. 매춘 여성에게 무대의 '프리마 돈나(Prima donna)'역을 배정한 것도 모자라, 고귀한 품성을 지닌 여성으로 묘사한 점이 당시의 관객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들도 꽤나 충격을 받았던 것 같고, 베르디는 이 이야기의 배경을 백 년전이라고 변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차피 폐결핵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비올레타를 사랑하게 된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주제인데, 그간의 베르디 오페라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격동적인 무대를 선 보인 것과는 달리 소박한 개인의 얘기를 다뤘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 장면.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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