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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 읽기. 오이겐 드레버만 저/김태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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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교양인. 예스 24>. 2013년

그림동화라 해서, 그림이 많이 들어가 있는 동화인 줄 알았다...무식하게스리...^^

독일의 그림형제가 옛부터 전해오는 민간설화를 수집한 민화집을 그림동화라 한다.

1971년 스텐포드 대학 심리학과에서는 지원자들을 죄수그룹과 간수그룹의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 모장소를 감옥으로 개조해 각본 없는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엔 두 그룹으로 분류된 지원자들 모두 서로 자신의 역할에 어색해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간수그룹이 선을 넘는 과도한 폭력행사를 죄수그룹의 지원자들에게 행사하고 죄수그룹에서 희생자들이 속출하게 되자 실험을 강제 종료할 수 밖 에 없었다고 한다.

이 실험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가장 추악한 본능 중 하나인 인간의 폭력성을 일깨운 인류역사상 최악의 실험중 하나로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착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권력을 이용해 얼마나 잔인하게 갑질을 해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실험이었기 때문이다. <스텐포드 프리즌 익스페리먼트>라는 이름으로 영화화가 되기도 했다.

                                           <출처 : unsplash.com/@miless>. Miles Storey

우리나라 군대문화는 일제시대를 지나오면서, 일본식 군대문화가 스며들었다. 과거 한국 군대는 자식들을 차마 보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긋지긋한 곳이었다. 우리나랑의 어느 집단 안에서든 상하관계에서는 군대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까지도 불미스러운 갑질행태가 보도되곤 한다.

아랫 사람들에 대한 인격적 모독을 하는 건 일상이었고, 그런 분위기는 당연한 것처럼 그 아래 사람들에게 차례 차례 전달되었다. 그 시간, 그 공간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불가사의한 에피소드를 되돌아보면 집단 구성원들의 무의식속에 자리한 두려움, 광기 등 여러 가지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들 각자의 무의식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한 채로 전승되어오는 집단의 무의식들이 숨죽이며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다. 프로이드와 결별한 후 자기만의 독자적인 아성을 세웠던 칼 구스타브 융은 인간심성에는 개인적 특성을 가진 무의식 너머에 집단적 무의식의 층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출처 : unsplash.com/@aranxa_esteve>. Aranxa Esteve

그림형제(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동화는 인류 보편적인 원초적 행동들의 많은 원형이 녹아 있는 민담에 기초하여 태어났다.

독일의 동화작가인 그림형제는 본래 법률을 공부하는 사람들이었고, 민간에 전승되는 설화들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다가 일부는 수정하고 창작을 더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를 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는<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공주>, <노간주나무>, <재투성이 신데렐라> 등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그림동화 심리 읽기>를 읽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깊고도 자세한 드레버만의 분석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그는 심층심리학적 동화 읽기의 대가이다.

평범한 곡이 편곡을 거쳐 화려하게 재탄생하듯, 그림형제의 동화들은 헐리웃의 대자본 속에서 각색되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변신되어 우리들 눈앞에 나타났었다. 여기에 익숙해진 기억으로 그림형제의 원작 동화를 읽어보면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 많다.

                                          <출처 : unsplash.com/@punttim>. Tim Gouw

디즈니 만화영화 <백설공주>만 알고 있던 사람들은 원작이 품고 있는 근친관계와 살해 그리고 시체유기 등의 내용에 아연실색할 것이다. 독일 게르만 민족은 거칠고 잔인한 수렵생활을 하며 살았는데, 원초적인 감성이 반영된 이야기들이어서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잔인한 묘사가 많다.

그림동화는 낭만주의 동화가 지닌 허황된 내용과는 달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신념을 전한다.

신학자이기도 한 드레버만은 성서에 나오는 기적들을 상징과 비유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1992년 신부직에서 파면당하기도 했다. 평화운동가로써 왕성히 활동하였으며 2007년에 '에리히 프롬 상'을, 2011년에는 '알베르트 슈바이처 상'을 받았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놀라운 문학적 상상력,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을 넘나드는 인문서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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