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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깊이에 눈 뜨는 시간. 라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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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은행나무. 예스24(판매지수2283). 2019년 10월 출간.

 

엄마, 아내, 딸, 주부, 며느리...

겹겹의 존재를 안고 살다보니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몸과 마음

쉬이 벗어날 수 없는 역할들

이따금 막막하고 휘청거렸다.

이렇게 나에게서 조금씩 멀어지다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나이들기를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기.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나'로 살기.

무엇보다 내게 다정해지기로,

내 하루에 정성을 들이기로 했다.

불쑥 불안감이 밀려올 땐

혼란스러운 감정을 한바탕 글로 옮겼다.

놀랍게도 이 단순한 삶의 질서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다시 균형을 잡고, 일상을 꾸리며.

'나'로서 말하고,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내 세계는 여전히 작다.

그럼에도 이 작은 세계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없는 것들을 슬퍼하는 대신 가능한 것들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될 의미들의 풍요와

아름다움을 예감할 수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카카오 브런치 누적 조회수 300만 뷰~

나이 든다는 건 때때로 쓸쓸하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삶은 다시 채워지고 다정해지며 더 그윽해진다. 중년 여성의 존재의식과 마음의 풍경을 담은 사유 에세이집이다.

읽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쓰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는 저자 라문숙씨.

그녀는 '단어벌레'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중이며,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었다.

https://blog.naver.com/msra81

 

Ex Libris : 네이버 블로그

마음을 담으면 아름다워집니다

blog.naver.com

 

https://brunch.co.kr/@msra81

 

단어벌레의 브런치

출간작가 | 일상에서 건져올린 깨달음과 기쁨, 쓸모없지만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을 담아 읽고 씁니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맑은 빛으로 가 닿기를 바랍니다.

brunch.co.kr

출간작가 | 전업주부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사소하나 놓칠 수 없는 순간들, 덧없어서 아름다운 것들, 일상에서 건져올린 깨달음과 기쁨들의 부피와 무게에 마음을 담아 읽고 씁니다.

2017년 10월 브런치 추천작품으로 선정된 <전업주부입니다만>이란 책과 <안녕하세요>란 2권의 책을 이미 냈던 저자는 브런치 구독자만도 1.1만을 확보한 상태이다.

출판사에서 군침을 흘리지 않을리가 없다.

실제로 여러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왔지만, 고사 중이다가 은행나무 편집진의 제안이 맘에 들어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1년여 가량 즐거운 놀이를 하듯이 글을 다듬어 방향성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었다.

그녀에게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써 내는 작업은 갑옷처럼 걸치고 있던 온갖 표정과 감정들을 걷어내고 자신안의 날 것들을 마주하여 꺼내는 과정이었다.

 

 

어렸을때부터 활자 중독자처럼 읽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그 동안 읽었던 것들이 마음에 새겨져 있다가 갑자기 자신을 드러내어 삶을 환하게 비춰 줄거라 생각한다.

@arifriyanto/unsplash

 

흔히 책을 낸다하면, 촌철살인의 문구들로 채워지거나 여러가지 기법으로 완성도 높게 쓰여진 소설이나 사회저명인사 혹은 명망가들의 글일거라 연상한다. 실제로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으니까...

사회는 급격한 물살을 타며 진화해나가고 있고 모든 환경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예전에는 작가로 등단하기 위해서는 신춘문예 등에 기고를 하여 당선작을 내야만 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성과 어느 정도의 재미를 갖춘 글을 써 내야만 했고, 그런 필력은 타고나거나 어느정도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비 전공자들도 자기의 글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은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어져 있고 실제로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책보다도 이런 곳에서 글을 읽는다.

문학적 향기가 짙은 글도 좋지만, 투박하고 서투르지만 우리가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이라면 충분히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요즘이다.

@oddityandgrace/unsplash

 

그러다보니, 출판업계에서 내 놓은 책들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물론 아직도 무게감 있는 스타작가들의 책들은 출판 0 순위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적어진 책 크기뿐 아니라 두께도 얇아진 도서들이 엄청나게 많이 출간되어 있다.

어떤 책들은 미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할 것 같다.

저자는 아마도 깊은 시골 마을에서 사는 듯 하다.

여름철엔 에어컨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방이 더워진다고 하는데, 아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듯 하다. 말 그대로 평범한 주부로써의 삶 을 살아가다 중년을 지나면서 나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러가지 음식과 먹거리들을 만드는 과정을 글로 쓸때는 이게 요리책인가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글들은 브런치에 올려졌던 것들을 조금씩 다듬어서 책으로 완성했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면서 읽을 필요는 없는, 편안한 글들이다.

문학적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표현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

어느 누구라도 쓸 만한 글들이다.

하지만, 한 가정의 식솔들을 먹여 살리는 여성들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만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이 나오면 삶이 바뀔 줄 알았지만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었다....상자를 열고 책을 꺼내 읽어 내려가며 내가 발견하게 될 모습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것을 예감했다. 적어도 친구가 물어봤던 대로 "살고 싶던 대로 살고 있는 나"는 아닐것이었다...처음 책을 만들기 시작할 때 편집자와 얘기했던 그대로 1년 넘게 놀았던 그 시간이 책속의 시간보다 더 내가 살고 싶은 모습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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