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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생명을 위협하는 과학 뒤집기. 폴 A. 오핏, M.D. 지음/곽영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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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brain(지브레인). 예스 24

 

세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조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을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 마크 트웨인

 

의학이나 과학저널에 실린 논문들이 매일 4,000편씩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

해당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걸러진 논문들만이 저널에 실리기 때문에, 세간의 이목을 끌 만한 주장이나 실험결과들은 기자들의 손끝을 타고 인터넷에 쉽게 유포된다.

 

일반인들은 권위 있는 저널에 실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 쉽게 논문의 주장이 진실인 양 받아들이고, 거기에 사이비 장사꾼들의 장삿속까지 덧칠해지면 허무맹랑한 대유행의 바람이 한바탕 대중들을 휩쓸고 지나가기도 한다.

 

황우석 사태는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D%99%A9%EC%9A%B0%EC%84%9D_%EC%82%AC%EA%B1%B4 

 

 

황우석 사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황우석 사건(黃禹錫 事件)은 2005년 11월 MBC-TV의 사회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지 게재 논문에서 사용된 난자의 출처에 대한 의문을 방송하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난자 출처 의혹만을 문제삼은 첫 번째 방송 이후 황우석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원 두 명의 난자가 사용되었으며, 미즈메디측에게서 난자 제공자에게 일정액의 금액이 지불되

ko.wikipedia.org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손 꼽히는 선두그룹의 과학자가 가시적 성과에 눈이 멀어 학자적 양심을 저버렸던 이 사건으로 한국은 전 세계 과학계에서 치명타를 입게 된다. '국뽕'이란 말이 생겨난 것도 이 즈음인 거 같다.

요약하면, 사람 난자로부터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세계최초로 추출했다는 내용인데 당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던 황우석의 논문이 권위있는 <사이언스>라는 저널에 실리면서 이 사태는 본격화 된다.

 

선진사회일수록 신용사회여서, 단 한번의 거짓으로도 그 사회에서 아웃될 수 있기에 서로에게 진실되게 대해야 한다는 건 공동체의 불문율과 같다.

과학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런 불문율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을 황우석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여 국가와 국내 과학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건강에 대한 의학정보이든 우리 주변환경에 관한 과학지식이든 모든 새로운 주장은 반드시 충분한 근거를 토대로 해야 한다.

거기에 하나 더, 다른 연구자들에게 의해 후속연구가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여 살아남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살아남은 것들도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정반대의 주장에 의해 스러져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쯤 되면, 과연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그러니 귀 얇은 사람들은 혹세무민하는 모리배들에게 늘 당하고 살기 마련이다.

문제는 세상에는 이런 모리배들이 언제나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무슨 얘기인지 바로 납득이 될 듯하다.

 

이해할 수 없는 교리를 지닌 신천지라는 사이비종교가 저렇게 놀라울 정도의 교세를 가지고 있는 현상도 이와 결을 달리하지 않는다.

 

출처 : 포토뉴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들의 수명을 현저히 늘려 놓은 일등공신이 항생제의 발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명적인 감염 질환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수많은 미생물에 대한 공포심은 마치 우리 몸이 무균상태여야만 건강하다는 착각을 대중들에게 퍼트렸고,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은 우리 몸에 수없이 많은 미생물들이 붙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데 어려워한다.

 

그리하여, 우리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미생물들의 환경이 항생제 사용과 함께 변하여 또 다른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항생제를 너무 쉽게 투여하곤 한다. 이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극소수의 경우는 마치 전혀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모든 것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대가만큼의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례가 입증하듯이 근거에 기반을 둔 주장보다는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주장이 때로는 더 쉽고 확실하게 설득력을 얻는다.

 

발명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무엇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혼돈 속에서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메리 셀리. Mary Shelley

 

 

이 책 <생명을 위협하는 과학 뒤집기>는 과학의 흑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최고의 과학적 발명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벨과학상들이 얼마나 자주 인간들에게 커다란 해악을 끼친 과학자에게 주어졌는지 알게 되는 아이러니도 있지만, 이 책 속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주 많다.

필자는 세상을 바꿨거나 나쁘게 만든 발명 목록을 의사, 과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회의론자와 친구들에게서 부탁해 최종적으로 7가지의 발명을 선정했다.

그로부터,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하여 이 책을 완성했는데 제법 충격적인 일화들이 많다. 굳이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불쾌한 장면들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출처 : 네이버 포스트. 더 굿 북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것에 화가 난 제우스는 인간을 벌하기로 맘먹으면서 판도라에게 보석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상자를 주며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판도라가 절대 열지 말라고 한 상자를 열자마자 질병, 가난, 불행, 슬픔, 죽음 그리고 모든 종류의 악마를 나타내는 유령들이 빠져나간다.

황급히 상자를 닫았지만, 이미 늦었다.

 

상자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희망뿐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출처 : 네이버카페. 자유로운 창작의 세계

 

우리 시대의 과학은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우리들은 판도라의 상자 얘기가 주는 교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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