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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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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간만에 광주에 들렀습니다.

많은 것이 변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저 스쳐 지나기만 했던 고로 이번처럼 차분히 둘러볼 기회는 없었지요. 

몇 십년만의 도보 방문이고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낯선 느낌보다도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는

제 모습이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합니다.

 

 

첨엔 서울 보신각 종처럼 사용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5.18 민중화운동을 기념하여 만든 종이군요.

그 옆으로는 역사의 현장이었던 도청이 새로운 장소로 탈 바꿈해 있었구요...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많았던 걸로 아는데...

참...

어떤 것이 더 나은 결정인지 잘 모르겠네요...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으로 탈 바꿈해버린 도청 건물이 여간 낯설지가 않습니다.

그 의미가 너무도 큰 역사적 사건의 장소를 이렇게 만들어버려도 되는 건지 솔직히 의아심이 듭니다.

 

5.18진상 규명이라는 문구 하나가 꼴랑 쓰여진 도청앞 광장은

보드 연습을 하는 몇 몇 사람들외에는 무심히 지나가는 행인들만이 간간히 있을 뿐...

 

 

불과 이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부터는 상가와 먹거리 식당들로 즐비한 충장로가 이어지죠.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오래된 건물과 가게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정말로 오랫만에 충장로길을 걷다보니,

어느 새 중년이 되어버린 제 자신의 모습이 유독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듯 합니다...

우리때와는 상대도 되지 않는 우월한 기럭지의 소유자들로 넘쳐납니다...

패션 또한 지방소도시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것들이 많이 눈에 들어오구요...

코로나가 무색할 정도로 젊은 이들로 가득차 있고, 옷 차림은 이미 봄이 와 있더군요.

 

 

반면, 구 도청이 있던 이 넓은 공간에는 몇 명의 데이트하는 남녀들만이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있더군요...

달팽이를 주제로 한 조형물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데...

음~~ 대략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겠는데 개인적으로는 공간과의 부조화가 느껴집니다...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둘째는 사람에 치여 돌아다니다

한적하고 넓은 공간에 가슴이 탁 트이는지 이 곳을 꽤나 좋아하는 군요...

 

저녁을 과식해서 바로 차를 타고 출발하기가 거북해 소화도 시킬 겸 산책하던 중이었거든요...

어른들은 추억여행하고 말이죠...^^

 

 

사람들로 북적대는 충장로 상가와는 달리 사람이 없는 이 곳은 적막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던 재수학원은 근사하게 새 건물을 올려놓고

그 옆에 기숙사 건물까지 신축해 놓았더군요...^^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형스크린에서는 주제를 파악하기 힘든 영상물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데,

영상물보다는 스크린의 크기에 압도되어 그 기술력에 감탄사를 터트리게 되더군요...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건물 내부도 한번 방문해 봐야 겠네요...

 

 

코로나로 각종 전시회나 공연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시국이라,

이런 전시회를 위한 공간들이 텅 비어 있는 게 좀 그렇더군요...

한쪽에서는 마스크만 빼면 코로나를 전혀 느낄수 없는 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식당가도 사정은 비슷해, 잘 되는 식당들은 여전히 손님들로 바글거리지만

중소형 가게들은 폐업직전까지 벼랑에 몰려 있다는 뉴스기사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죠...

 

어려운 시절일수록 빈부의 격차만 더 크게 벌어지는 듯 합니다...

 

 

너무 어둡지도 너무 밝지도 않은 공간이어서,

제법 데이트하는 커플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법한데 의외로 별로 없네요...

 

이것도 코로나 영향일까요? 아님 시대가 바뀌어

밝은 곳에서도 당당히 사랑을 표출하는 신 세대들의 성향 때문일까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날아간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

 

익히 눈에 익어 있는 건물들 몇 개외에는

대부분의 것들이 페이스오프되어 있는 장소에서 받는 시각적 충격이

참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그땐 그랬지~~!!" 라며 끊임없이 추억 얘기를 해 대는 것을 보면 저도 꽤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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