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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상식의 재구성. 조선희 지음.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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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조선희는 1960년 강릉태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2년 연합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했고 1995년 <씨네21> 창간이후 5년간 편집장 생활을 했다고 하네요. 2000년부터는 기자생활을 접고, 에세이와 소설출간 등을 하며 지냈구요... 2019년부터 6개월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의 방문학자로 베를린에 체류했었고 그 당시 보고 느낀 점들도 이 책에 많이 실려 있습니다.

 

출처 : 한빛비즈. 예스24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한국사회의 현주소를 지은이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의 선진국이 되면 행복한 사회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알았지만, 2019년 이미 우리는 3만불 고지를 넘었음에도 과거에 비해 우리는 그닥 피부로 느낄만큼 더 행복해진 거 같진 않습니다. 스스로를 선진국민이라고 여기지도 않는 것 같구요. 여전히 개발도상국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존감이 참 허약한 국가인지도 모르지요...

 

IMF나 금융위기가 세상을 뒤흔들곤 할때마다 사회의 양극화는 점점 더 극심해지고, 모든 선진국들이 거쳐간 위기상황들이라고는 하나 직접 경험하기엔 고통스러운 것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그 사회의 성숙도는 그 나라의 정치수준을 보면 확인이 된다고 하지요. 정치수준과 그 나라의 언론미디어의 수준 또한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과 함께 거의 엇비슷한 수준으로 귀결된다고 하지요.

 

 

지은이는 독일 정치를 한국정치와 비교하면서 여러 주장을 하는데요, 그녀의 주장을 들어보면 마음이 참...아프지요. 마음 한 구석이 쓰립니다. 우린 왜 저런 언론환경을 이루지 못했는지, 우린 왜 저런 정치문화풍토가 자리잡질 못했는지...

현재의 한국정치를 보고 있으면, 다들 한숨밖에는 안 나오실 겁니다. 한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들 면면에는 갖은 의혹들이 붙어다니고, 그들을 둘러싼 온갖 쓰레기같은 미디어들까지 득시글거리는 언론환경에서는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뉴스인지 어지간해서는 판단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기사마다 달려 있는 댓글도 그야말로 가관이지요. 마치 한국인들은 분노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 천지인 것 같습니다. 공동체를 선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지도자로 나서겠다는 건지, 최고의 우두머리가 되어 내 편만 잘먹고 잘 살게 해주겠다는 건지 도데체 알수가 없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미래의 비전을 논하는 건 찾아볼수도 없고 온통 가십거리 위주로 몰아가는 미디어와 거기에 부합이라도 하듯이 아니면 권력에 빌붙어서 한몫 잡아서 떵떵거리고 살 요량인지 줄서기와 편들기에만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 보면서 허탈한 마음을 감출수 없네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월급명세서에 찍혀 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세금 많이 뜯어가기로 유명한 유럽 국가들 못지 않게 한국도 참 세금을 많이 거둬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올해 초과세수, 즉 계획보다 많이 거둔 세금이 40조 가량된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주변에 2주택자 한분도 300만원 가량하던 보유세를 올해는 2천만원 가량 내야 한다고 죽는 소리를 하더라구요.

오늘도 해당분야에서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고 있는 분들은 요령부득으로 일개미처럼 일만하고, 왕서방은 곰이 부린 재주로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흥청망정 돈잔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싶네요.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아서 완독하기가 조금 부담스럽긴 했습니다만, 모르고 있거나 혹은 건성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꽤나 많이 깨닫게 된 거 같습니다.

기자출신답게 많은 정보들을 모아서 책을 낸 티가 역력하구요, 노스텔지아처럼 자본주의가 설쳐대기 이전의 한국사회를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지은이가 읊어대는 이야기들이 거의 다 경험했던 것들이라 그리 낯설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요즘 세대들이 읽기에는 조금 다를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지은이 말처럼 요즘은 국가간 차이보다도 세대간 차이가 더 큰 시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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