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나이로 정년이 보장된 대학교수직을 자진 사퇴하고,
일본으로 훌쩍 유학을 떠난 심리학 교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고집대로 말년의 인생을 찾아나선
김정운 교수의 일본 생활기라고나 할까요?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책 제목처럼,
일본 생활이 때로는 많이 외로웠던가 봅니다.
사회친화력이 월등히 높은 여성들과는 반대로,
남성들의 경우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사람들이 줄어든다고 하지요.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요...
원시시대때부터 인간은 그 무리에서 밀려나 배제되는 순간
온갖 야생동물들의 집중공격 대상이 되었죠.
머지않아 잡아먹힐 가능성이 엄청 높아지고 말이죠.
지내던 공동체에서의 추방은 곧 사형선고나 진배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한 트라우마는 생존본능이라는 유전정보속에 너무도 확연히 각인되어
지금의 우리들 모두에게 전달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지요.
한 무리의 집단으로부터 받는 왕따나 괴롭힘이 자살으로 이어질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공동체로부터 주홍글씨의 낙인을 받을까봐 타인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모두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무의식에 새겨진 본능때문입니다.
인간의 정신력이란 참... 대단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론 나약하기 그지 없기도 하지요.
누군가의 자살소식을 접할때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선택을 했을까
싶은 측은지심이 들곤 합니다만,
그럴 때면 언젠가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던
"죽을 마음으로 열심히 살면 안될 일도 됐겠다..."는
시니컬한 비아냥 소리도 꼭 같이 떠오르곤 합니다.
때론 격하게 외로운 일본 생활을 하면서 노년의 진로(?)를 계획 중인 김정운 교수의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아마도 중년 남자들에게나 관심을 끌만한
'은퇴후 시간보내기'라는 화두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도 일부분 담고 있는데,
책 대부분의 내용은 역시 지난 시절 그의 관심사였던 심리학입니다.
거기에다가 김정운 교수의 현재 관심사인 미술을 살짝 가미했고,
일본에서의 생활 모습과 미술대학을 다니면서 그렸던 여러작품들을 책 속에 실었구요...
노년의 음담패설 만화가를 꿈꾼다는 그는
아마도 여수에 자리잡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는 이미 이효리 등이 선점해버렸기 때문이라나요?
감히 범접하기 힘든 일을 해내는 사람들의 얘기는 듣는 이들도 많이 부담스럽지만,
이 정도면 나도 해볼수 있겠는데 싶은 이야기는 혹할만한 매력이 느껴지게 마련이죠.
처음으로 맞이하는 100세 시대는 우리들에게 사실 불안한 미래입니다.
늘 연금은 바닥날꺼고 인구절벽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부양할 세대가 부족할거라는 공포는
중년이상의 세대들에겐 불안감으로 다가옵니다.
먹고 살만한 직장을 잡는 것이 큰 일도 아니었던 산업화시대는 이미 추억이 되버렸고,
어마무지한 스펙으로도 변변한 직장 잡기가 힘든 청년세대들에게도
내일이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은 시대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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