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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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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학동네. 예스 24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을 이것 저것 손 닿는데로 읽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까지 읽어본 그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코엘료만의 독특한 향기는

아마도 내면을 향해 침잠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풍겨나는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혹은 별다른 생각없이 루틴같은 생활습관에 젖어 지내다보면

우린 너무도 쉽게 자아를 잊어버리고 살아가게 되죠.

그러다 문득 찾아오는 권태와 무료함...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이지?"

 

정신없이 지나가는 주중의 번잡함과 혼란스러움이 마무리되는 주말...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기분 좋게 브런치를 먹고

한 동안 망중한을 즐긴 휴일 오후

문득 이런 공허함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왜 이런 철학적 고민을 하는 걸까요?

 

생로병사의 인생사 과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들은 애써 카르페 디엠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죠.

 

불현듯 들려오는 타인들의 불행한 소식은

자칫 내게 닥쳐왔을지도 모를 재난이 피해 갔다는 묘한 안도감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내게도 이런 악운이 언제 덮쳐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또한 일깨워주곤 하지요.

 

@maramatef/unsplash

 

이 책은 흔히 말하는 꽃다운 청춘의 나이에,

너무 앞서서 미래의 암울함과 뻔함에 짓눌려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여성 베로니카의 이야기입니다.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베로니카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지요.

작가는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는 3명의 또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와

베로니카의 의식상태를 버물려서

꽤나 재미있게 철학적 논제에 대한 주장을 펼쳐나갑니다.

여기에, 반전까지 살짝 섞어서...

정말 반전은 생각도 못했던 거라, 꽤나 흥미진진한 요소로 작용하더군요.

 

학창시절, 죽음에 대해 철학적 고민을 하던 수업시간...

자신이 죽어 관에 묻혀있다고 상상하고 유서를 써 보기도 하고,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남은 나날을 어떻게 보낼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자신은 아직 죽음과는 멀찌감치 떨어져있다는 근거없는 희망 때문에

실은 그닥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가정들이었을 뿐이죠.

 

실제로 그렇게 엄숙하게 가라앉았던 분위기도

수업이 끝나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온갖 즐거운 재잘거림위로 휘발되어 버렸으니까요...

 

@phcsantos/unsplash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사회...

원시사회에 비하면 현저히 줄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죽음의 그림자는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지요...

 

100세 시대라는 초유의 현상도 한쪽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또 한쪽에서는 여전히 갖은 사고와 전염병으로

일찌감치 세상을 등지는 불운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마치 학창시절 죽음체험과 같은 실험을 하는 책입니다.

만약 일주일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물음이

독자에게 주어지는 책이죠.

 

어떤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이 언제 다가올지 안다면 이렇게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을거라

그런 주제의식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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