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3일 후' 5천만 원 한국은행 관봉, 무속인 건진법사 은신처에서 발견! 그 출처는?

출처 : 연합뉴스

 

"기도비라 기억 안 나" vs "개인에게 절대 줄 수 없다"

JTBC 정혜성, 양빈현, 이자연 기자의 심층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해 12월 무속인 건진법사의 강남 양재동 은신처를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현금 1억 6,500만 원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중 검찰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5천만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5천만 원은 비닐로 완벽하게 밀봉된 신권 뭉치였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3일 후인 2022년 5월 13일 날짜와 시간까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기 번호, 담당자, 책임자, 일련번호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풀리지 않는 의혹, 5천만 원 관봉의 출처는 어디인가?

검찰은 밀봉 시점이 대통령 취임 직후라는 점을 주목하며 건진법사에게 돈의 출처를 물었지만, 그는 "기도비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일반적인 은행 거래에서는 저렇게 밀봉된 형태의 거액이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압박했지만, 건진법사는 "사람들이 뭉텅이 돈으로 갖다 주면 그냥 쌀통에 넣어 둬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JTBC 취재진에게 **"이렇게 큰 금액이 밀봉된 상태로 개인에게 가는 일은 절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금융기관에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개인에게 관봉 형태로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되풀이되는 '관봉' 논란, 정권마다 불거지는 검은 그림자

한국은행 관봉은 과거에도 정치권의 어두운 자금 거래와 관련되어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습니다.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증거 인멸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주무관은 자신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되었다는 5천만 원 관봉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폭로자에게 전달한 사실이 밝혀져 처벌을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건진법사 사건에 대해 돈의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정원이나 대통령실 특수활동비가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현재 검찰 또한 돈의 출처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정치 브로커' 건진법사, 정·관계는 물론 재계까지 막강한 영향력 행사?

검찰은 건진법사를 단순한 무속인이 아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 브로커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의 주변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고위 관계자, 대기업 임원들까지 폭넓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 씨와도 여러 차례 장시간 통화를 한 사실이 건진법사의 휴대전화, 이른바 '법사폰'에서 드러났습니다.

'법사폰'에서는 다양한 직군의 이력서와 명함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건진법사가 정·재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인사 청탁 등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지방선거에서는 건진법사를 '고모님', '하늘님'이라 칭하며 공천을 청탁하는 예비 후보자들이 있었고, 이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금융 공기업 임원직은 물론 검찰, 경찰 인사 청탁 정황과 대기업 임원들의 연락 메시지까지 확인되었습니다. 건진법사 스스로도 검찰 조사에서 "우리나라 대기업 중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천만 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 증여 의혹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여기에 더해 통일교 전 2인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하려 했다는 6천만 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 증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건진법사는 해당 목걸이를 받은 것은 맞지만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의혹에 대해 건진법사는 5천만 원 관봉의 출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잃어버렸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요한 청탁의 증거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까지 흘러갔는지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숨겨진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