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관련

"시스티나 성당에 피어오를 흰 연기, 그 순간을 기다리며"

 

교황을 뽑는 가장 엄숙한 순간, 2025 콘클라베를 바라보다

2025년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마음에 깊은 슬픔을 안겼습니다. 향년 88세. 교황청의 수장이었던 그의 발자취를 뒤로하고, 이제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리더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의식이 바로 콘클라베(Conclave), 2천 년 역사를 이어온 교황 선출 회의입니다.

🔐 ‘열쇠로 잠근 방’에서 시작되는 성스러운 선거

‘콘클라베’라는 말은 라틴어 "Cum Clavis", 즉 ‘열쇠로 잠근 방’에서 유래합니다. 그 의미 그대로, 콘클라베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오직 기도와 토론, 그리고 양심에 따른 투표로 새 교황을 선출하는 신성한 절차입니다.

바티칸 시국의 시스티나 성당.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내려다보는 그 공간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들은 2025년 5월 초, 제267대 교황을 뽑기 위한 역사적인 투표를 시작하게 됩니다.

🕯️ 준비에서 즉위까지, 콘클라베의 절차

  1. 장례와 애도
    교황 선종 직후, 4~6일간 장례 미사가 치러지고 9일간의 애도 기간(노베디아레스)이 이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추기경들은 바티칸으로 집결합니다.
  2. 회의 시작
    선종 후 15~20일 사이, 전 세계 80세 미만의 추기경 (2025년 기준 약 140명)이 투표권을 가지고 시스티나 성당에서 첫 투표를 시작합니다.
  3. 비밀 투표와 보안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가운데, 투표는 무기명으로 이루어지며 하루 최대 4회 진행됩니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기 전까지 투표는 계속되며, 13일을 넘기면 결선 투표로 전환됩니다.
  4. 흰 연기와 ‘우리는 새 교황을 얻었다’
    선출 실패 시 검은 연기, 성공 시 흰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릅니다. 흰 연기와 함께 울리는 성 베드로 대성당 종소리, 그리고 “하베무스 파팜!” 선언이 이어지며 새 교황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집니다.

🌍 누가 교황이 될 것인가 – 주요 후보와 흐름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바티칸의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탈리아), 아시아 출신으로 개혁적 이미지가 강한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 아프리카 교회를 대표하는 프리돌린 베숭구 추기경(콩고) 등이 거론됩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도 예상 밖의 주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2022년 서임 이후 아시아 대표 교황청 고위직을 맡아왔으며, 47년 만에 한국인 추기경으로 콘클라베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관전 포인트 세 가지

  1. 진보 vs 보수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기조가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보수적 전통으로의 회귀인가?
  2. 비유럽 교황 가능성
    40년 넘게 비이탈리아 출신 교황이 이어진 가운데, 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할 가능성은?
  3. 아시아의 부상
    빠르게 성장 중인 아시아 지역의 신자 수, 그리고 21~23명으로 늘어난 아시아 추기경들의 표심은 또 하나의 변수입니다.

🗓️ 앞으로의 일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4월 25일~ 27일경 애도기간을 거쳐 콘클라베는 5월6일~ 10일 사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콘클라베는 평균 2~4일 만에 마무리되어, 5월 중순에는 새 교황의 얼굴을 보게 될 전망입니다.


콘클라베는 단순한 선거가 아닙니다. 교회의 방향,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시대정신이 반영되는 영적 의식입니다. 2025년 5월, 우리는 다시 한 번 시스티나 성당 굴뚝을 바라보며, 흰 연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Habemus Papam!” – 우리는 곧 새 교황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