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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될때. 폴 칼라티니 저/이종인 역 서른 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뉴욕 타임즈 12주 연속 1위, 아마존 종합 1위, 2016년도 상반기 미국 최고의 책, 전 세계 38개국 판권 수출... ​책이 그리 크지 않은데다 부피도 얇아 몇 시간이면 다 읽겠다 싶었는데, 좀처럼 빨리 읽어 나갈 수가 없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사색의 시간들이 걸림돌처럼 올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없이 충만한 느낌의 독서 시간들이었다. 저자 폴 칼라티니는 신경외과 의사로써 폐암말기 판정을 받고, 삶의 마지막 2년여를 글을 쓰고 기록하며 지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을 검색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허위 과장 정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넘쳐나는 출판서적들 속에서 온갖 화장으로 범벅되어 좋은 책인양 기만전을 펴는 틈새에서 양서를 찾아 내는 것.. 더보기
통증 혁명. 존 사노 저. 이재석 역 7년 전부터 우연히 접하게 된 생활체육 탁구 는 내 생활의 활력소였다. 최근 몇 년간은 퇴근 후 저녁시간을 거의 다 탁구를 치면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빠져 있었다. 재미도 있었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았다. 몇 년동안 감기를 앓은 적이 없었다. 탁구가 보기보다는 격한 움직임이 많아 운동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심심챦게 많다. 엘보우가 오기도 하고, 아킬레스 건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나도 올 초부터 생긴 엘보우 때문에 지금까지도 탁구를 쉬고 있다. 지난 주 동호회 모임 에 나가서 살짝 운동을 시작해봤는데, 이젠 엘보우 통증이 견딜만 했다. 마음 속에선 벌써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안달이다. 그간의 고통은 금새 잊어버리고선...ㅎㅎ ​이 책은 정통의 의학에서 약간 벗어난다. 일종의 대체의학 .. 더보기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전미연 를 시작으로 떠난 베르나르 작품 릴레이 독서가 계속되고 있었다. 오래전 아내가 사놓은 와 가 집에 있는지도 모르고, 도서관에 가면 무조건 베르나르 작품들을 닥치는 대로 대출받아 와서 읽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베르나르는 톨스토이나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작가라고 한다. 그도 그런 사실을 알기에 작품속에 한국과 관련된 인물이나 내용을 자주 언급하곤 한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 작가인 만큼, 상술에도 눈을 떴다. 한국인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우리정서에 비교적 부합하는 문장서술과 기발한 상상력의 끝없는 향연때문일 듯하다. 베르나르 전문 번역가라 할 만한 전미연씨의 애쓴 흔적도 한 몫 할 듯 하다. 파피용하면 내 또래의.. 더보기
사람 풍경. 김형경 회사 건물 중앙복도에 있는 6대의 승강기는 다른 고층 건물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사람들을 싣고 오르내린다. 승강기를 탈 때면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우연(偶然). ​일단 타고나면,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에 대해 내 의지는 1도 관여할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라는 넓지 않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내릴 때까지는 온전히 우연한 만남만이 있을 뿐이다. 짧은 순간, 좁은 공간에서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하기야, 이런 만남이 어디 엘리베이터 안 뿐이겠는가? ​건물 10층에서 지하 2층까지 오르내리면서 거치게 되는 층수는 매번 다르며 만나는 사람이나 싣게 되는 물건도 가지각색이다. 걸리는 시간 또한 수 십초에서 수분까지, 상황에 따라 크다면 큰 차이가 난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승강기가 오는 호텔.. 더보기
혼자 있기 좋은 방. 우지헌 짬만 나면 만지작거리게 되는 스마트폰은 새로운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는 있지만, 내겐 시간도둑이나 마찬가지다.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인스턴트 시대임을 반영하듯, 실시간 쏟아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디지털 폭포수 속에서 건져 올린 것들 대부분이 뇌리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짧은 휘발성 정보들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일보다는 별 생각 없이 엇비슷한 일상을 보내는데 일조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선 자신의 지나다닌 길목보다 진한 흔적을 남긴다는 찝찝함을 알면서도 거의 중독수준으로 빠져 있게 된다. ​사용하지 않으면 말라버리는 근육처럼 내면세계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정신없이 바쁘건 하루 종일 빈둥대건 내면의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느 틈엔가 삶이 황폐해 진 느낌이 찾.. 더보기
면역의 의미론. 타다 토미오 예전에 유행하던 썰렁한 농담 하나.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답은 "냉장고를 연다, 코끼리를 넣는다, 그리고 문을 닫는다."였다. 개그 프로에서도 이를 풍자한 코너가 있었다... "그까이꺼, 대~충 ....하면 되쥬~" 하며 어려운 일을 마치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할 수 있는 것 처럼 말하는 것이다. 근데 실제로 주변에 이런 사람이 정말 있다. 요즘엔 이 농담에서 해결책들이 직업 분야별로 다르게 진화되었다. 대학원 사회에서는 "조교를 시킨다.", 방송가에서는 "방송작가에게 맡긴다.", 대학병원에서는? 당연 "인턴에게 시킨다!"이다.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갑을 관계로 시끄러운 세태를 반영하기에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개개인이 세상만사를 모두 경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더보기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뫼비우스 그림/이세욱 역 베르나르 베르베르하면 떠오르는 불세출의 명작 . 그 엄청난 작품 속에 빼곡히 들어차 있던 개미들에 관한 온갖 자잘한 정보들. 흥미로움과 재미는 기본으로 장착하고 때론 경이롭기까지 했던 그의 디테일한 관찰력에 책 절반도 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세계에 입덕하게 되었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 태생이고, 대학 졸업 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과학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던 것을 1991년 퇴고를 거쳐 발표한 책이 였고, 이 작품을 통해 프랑스의 천재작가로 전 세계에 애독자를 확보하였다. 그의 여러작품들을 관통하는 세계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각은 독창적인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며, 인간과 사회체계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높이는데 단초를 제공하곤 했다. 세계밖에서 세계를 들여다 보는 시선에서 .. 더보기
상실의 시간들. 최지월 43년을 함께 살았던 배우자가 죽었을 때, 남겨진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정상일까? 당연히,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실감의 무게는 당사자들에겐 일상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난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둘째 딸의 시각에서 바라본 엄마의 장례와 그 후의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담담히 묘사한 책이다. 아니, 담담한 척 한 것일뿐 매우 격정적인 얘기인지도 모른다. 제 19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가족구성원의 상실이 발생했을때, 평범한 가정내에서 이와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로써 소설을 채우고 있다. 읽는 동안 가슴이 뻐근해질 때가 많았다. 때론 고통스러웠다. 인간에게 있어 죽음이라는 상실은 결코 녹녹한 주제가 아니다. 관혼상제의 유교 전통의식 중 아직도 전 국민적으로 중시되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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