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거의 개봉영화의 씨가 마르다시피 해 버린 와중에 개봉 50일차에 14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입니다. 아마도 '도굴'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만든 가장 최근의 한국영화일겁니다.
런닝타임이 거의 2시간에 가깝지만,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비교적 재미는 있습니다.
대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와 고분벽화 도굴전문가 존스박사(조우진), 전설적인 삽질의 달인 삽다리(임원희) 이 세 사람 주인공의 캐릭터는 현실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영화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시간 떼우기 오락영화라는 판단이 가능하지요.
강동구는 흙 맛만 봐도 보물을 찾아낸다고 하는데, 그 맛이란 것이 바로 "시체맛"....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리는 존스 박사와 삽다리 역의 두 배우는 지금까지의 코믹연기 전력때문에 제법 많은 씬에 웃음포인트를 주었을 거라 예상했는데 이것은 완전히 꽝~!!
늘씬한 팔등신 몸매를 뽐내는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신혜선)과 강동구 사이의 로맨스도 섞여 있을 법 하지만, 의미없는 가벼운 키스 외에는 아무런 러브라인도 없이 주구장창 도굴이야기만...
정말 도굴과 관련된 에피소드에 충실(?)한 영화입니다. 도굴이란 주제가 워낙 생소하다보니 거기에서 오는 신선함은 초반 영화에 몰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들어 악역이란 악역은 도맡아 하는 것 같은 상길역의 송영창 배우는 이미지마저 악당으로 고착되어 버리는 듯 하구요... 어리버리 한 듯 하지만 꽤나 잔인한 악인 광철역의 이성욱은 비교적 낯선 배우였는데, 연기는 그리 삑사리는 나지 않았지만 캐릭터 설정이 애매해서 둥둥 뜨는... 뭐랄까 현실감이 없는 건달이란 느낌이 들더군요.
영화 초반은 꽤나 재미있습니다.
꽤나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연출하였고 스피디한 전개에 확실한 캐릭터 설정까지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웰메이드 영화이기를 기대하며 아슬아슬하게 중반으로 넘어가지요...
이런 류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틀에 박힌 클리셰, '환상의 멤버 꾸리기' 작업은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진행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그 화려 찬란한 고급 도굴기술을 장착한 도굴꾼들이 하나 둘씩 영입되는 과정 말이죠.
너무도 뻔한 스토리 라인이지만, 약간 과장스러운 캐릭만들기의 과정은 관객들이 이 패턴에 잘 길들여진 까닭인지 별다른 저항감 없이 관객인 저에게 전달됩니다.
이제훈의 능청스런 건달역 연기도 별 거부감 없고, 출연진들 모두 각자의 배역을 무난하게 소화해 낸 듯 합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스토리라인과 후반부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보여준 연출력인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보던 영화에서 처음 삑사리를 느낀 장면이지요... 중반 이후 뭔가 삐끗한 느낌이 들면서 약간 김 샌 듯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가 여기서부터였죠...
도굴하기 위해 들어갔던 동굴과도 같은 좁은 공간에서 서로 배신을 때리며 총질을 해 대는 씬인데, 그 좁은 공간에서 총을 쏴 댄다면 아마 에코를 포함해서 귀청이 남아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 모든 걸 무시한 연출씬은 정말 개연성은 포기하고 스토리만 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면서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이니, 굉장히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있을거예요.
사실 저 불상을 도굴할 때, 석탑을 들어올리면서 훔쳐냈다는 설정 또한 어설프기 그지 없지요... 왜냐면, 저런 일을 해 내는 사람은 꼴랑 이제훈 혼자거든요...
이리저리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혼자서 석탑을 저런 식으로 들어올릴만한 신묘한 재주는 떠 오르지 않는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딴지 걸려면 영화보지 말라고 항의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허투루 허접하게 찍은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선릉을 완벽 재현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하구요, 도굴 장면 등에서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엿보입니다. 복선을 깐 이중 삼중의 배신 스토리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 쉽게 이해할 수 있구요...
한마디로 킬링타임용으로는 만족할 만한 영화라고 느껴집니다.
재미난 영화 한편 만든다는 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절대 아니지요...
차마 다 보지 못하고 일어서야만 할 정도의 영화들도 부지기수 아닙니까? 영화관람료보다도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지는 그런 영화들 말이지요...
과감하게 생략한 대사들은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초반에는 제법 감칠 맛이 나기도 합니다.
중반 넘어서면서 억지스런 전개가 거슬리고 막판의 액션씬들은 개연성이 현저히 떨어져, 영화의 뒷심이 많이 부족해 보여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엔딩장면으로 봐서는 '도굴'이 어느정도 흥행에 성공한다면 후속편이 만들어질 것처럼 보이더군요...
큰 기대만 하지 않고 보신다면, 그럭저럭 재밌게 보실만한 킬링타임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지금까지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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