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이야기

부정출혈. 부정출혈 원인.생리 부정출혈. 정상 생리. 경구피임약. 스트레스. 배란장애.

반응형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이하 사진 출처는 동일합니다.

남녀노소의 전 인류 중 임신이 가능한 기간인 가임기에만 벌어지는 신비한 이벤트가 있죠.

원시 인간들에게 '붉은 피'가 의미하는 것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맹수에게 심각하게 다치거나, 적대적인 상대방을 만나 부상을 입게 되는 등 생명을 위협받는 상태에서는 반드시 보게 되는 게 '피'였을 거니까요... 그래서, 인류의 유전 속에는 '피'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각인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임기의 여성은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하게 되는데요, 임신이나 수유 또는 몇 몇 특수한 상황에서는 생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요... 주기적이든 약간의 불규칙한 주기를 가졌던, 생리를 하는 여성은 항상 임신 가능성이 있지요... 말을 바꿔 얘기하면, 생리는 임신이 되지 않아서 흘리게 되는 '피' 이기도 합니다...

 종족을 보존하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인류의 역사를 여성의 정상적인 생리주기를 빼 놓고는 이야기가 불가능합니다. 하긴,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종족유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가임기의 여성이 임신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 달의 과정은... 마치,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하기 위한 일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생리는 한 달 동안 수정란을 자궁속에 받아들일 준비를 하다가, 수정란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되면 그 동안 준비했던 '피'를 밖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애써 음식을 장만하고 귀한 손님을 기다렸지만, 혹여 무슨 일이 생겨 그 손님이 못 오시고 다음에 오시게 된다면 그 음식은 어떻게든 처리하고 새로 준비를 하겠죠... 설마 귀한 손님에게 식은 음식을 뎁혀서 내 놓진 않을거 아녜요...^^...

 

 

생리 주기는 여성 각자의 리듬에 따라 각양각색입니다.  비교적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규칙적으로 생리시작일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여성도 있지만, 그야말로 들쭉날쭉 불규칙한 여성들도 꽤 많지요... 요즘같이 스트레스 많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질 때가 많답니다... 스트레스라면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더군요. 뜬 구름 잡는 개념을 가지고, 원인을 모르는 질병은 모두 스트레스 탓으로 돌린다면서요... 과연 그럴까요?

스트레스는 내 몸을 위협할 수도 있는 모든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집안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잔잔한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을 스트레스 받는다고 생각하는 또라이는 없으실 거예요... 스트레스 반응"fight or flight""싸우느냐 혹은 도망가느냐"를 선택해야하는 순간을 유발하는 모든 것들은 "스트레스"라고 부를만 합니다. 그것이 정신적이던 육체적(혹은 물리적)이던 상관 없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얼마든지 죽을만큼 괴로울수 있으니까요...

스트레스 상황에 맞닥뜨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면, 일단 우리의 몸은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서 "fight or flight" 즉 죽을 힘을 다해 맞서 싸우던지 아니면 줄행랑을 칩니다... 실제로 눈 앞에서 맹수를 느닷없이 만나게 된 스트레스 상황이라면 그야말로 절대절명의 순간이 되는 셈이죠... 이런 순간에는 일단 살고 보는 것이 본능일 겁니다. 이 급박한 순간에 2세를 위한 생리작용은 말 그대로 2 순위로 밀리는 것이죠. 마치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고 있다면, 성 안의 모든 인원들은 적을 막아내는 일에 집중해야지 다른 뻘짓을 할 여유가 없지요... 물론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심심찮게 나오지만요...^^

이렇게 절대절명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개발해 낸 스트레스 반응이 현 시대에서는 오히려 오작동의 불편한 시스템이 되어버린 경향도 있습니다...사실 요즘이야 원시시대처럼 우리 생명을 앗아갈만한 맹수가 주변에 득시글 거리는 상황은 아닌데 너무 설레발치면서 스트레스반응을 하는 경향도 없지 않지요... 하지만, 자동반사의 일종이기 때문에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작동해 버린다는 단점이...

 


 

여성의 정상적인 생리 주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여성의 생리주기. 

아마 위 그림은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한번쯤은 보셨을 거예요... 남성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니깐, 별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관심이 있었다해도 복잡한 체내 호르몬 작용이란 게 사실 한번에 쉽게 이해하기 쉬운 기전은 아니지요...

위 사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여성의 생리주기는 뇌하수체, 난소, 자궁내막 등 다양한 인체 장기부위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리현상이고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작동하는 시스템 중 하나라는 것이죠... 하긴, 우리 인체내의 모든 장기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조절되지요. 억겁의 세월 동안 다듬어져 왔으니, 얼마나 정밀하게 만들어져 있겠습니까? ^^

임신을 위해서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부터 만들어야 됩니다... 설마, 요즘도 아기가 어떻게 생기냐는 질문에 '삼신할머니가 점지해 주신다'거나 '다리밑에서 주워온다'는 농담으로 떼우시는 분들은 없겠죠...

 

 

그렇죠...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임신은 남녀의 사랑행위 끝에 이루어지는 참으로 신비로운 현상입니다... 임신을 위한 두 선수(?) 정자와 난자...매일 매일 수도 없이 많은 정자를 생산해 내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들은 대략 한 달에 한번 정도로 단 한개의 난자만을 생성해 냅니다. 물론 난소 속에 위치해 있는 수백만개의 후보생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말이죠...

이 후보를 고르는 과정이 바로 배란 전까지 난소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소자극호르몬에 의해서 말이죠... 이때, 뇌하수체는 상부 기관인 시상하부와 연결되어 긴밀하게 조절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부와 고위직 공무원들이 비밀리에 하는 일들을 일일이 캐묻지 못하듯 상부기관인 시상하부의 작용까지는 깊이 캐 묻지 말기로 해요... 너무 복잡해지고 어려우니까요..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한 참동안 열을 가해야합니다.. 아무리 쎈 불로 주전자를 달구어도 찬물이 바로 끓어오를수는 없지요... 마찬가지로,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난소를 서서히 달구다가, 배란 직전에 피크를 한 번 탁 치면서 난포를 자극해 배란을 유도합니다...

 

 

똑 같은 재료에도 꽤나 다양한 기술로 일품요리를 만드시는 분 보면 참으로 신기합니다... 배란하기 위해서도 크고 작은 변주가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배란 전의 호르몬 피크는 꼭 필요하지요... 생리 시작일로부터 배란일까지의 기간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여성에 있어서도 달라지지요... 즉, 다양한 변주가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이야기예요.... 결국 배란이라는 한가지 목적은 같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은 마치 똑 같은 악보를 보고도 다양하게 연주하거나 변주하는 연주자들처럼 매 생리주기마다 각기 다릅니다. 그에 반해, 배란일로부터 생리시작일까지의 기간은 14일로 모든 여성, 모든 주기에서 정확히 똑 같습니다...신기하죠...^^

문제는 이 변주 시기에 외부에서 걸리는 부하, 즉 스트레스라는 예상치 못한 걸림돌입니다. 또 다시 연주 얘기를 해야겠네요... 클래식 연주회에서는, 연주자가 몰두해 연주할 때는 기침소리마저 내면 큰 실례입니다... 그래서, 연주가 잠깐 쉬는 막간에는 그간 꾹꾹 참아왔던 기침들이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매너 좋은 관객들이라면 말이죠...^^... 연주회장은 왜 그리 건조한지, 평소에는 안 나오던 기침은 왜 그리 연주회장만 가면 나오는지 아이러니지만...

 

 

생리 시작일부터 배란 직전까지를 한 토막의 클래식 연주라고 비유해 보는 게 좋겠네요... 이 연주 기간동안은 정말 조용히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또라이가 설치고 다닌다면 그 연주가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상이 되시죠... 개판이 되겠죠... 아마 연주자는 화를 내며 퇴장해 버리겠지요... 이렇게 엉망이 된 연주는 바로 배란장애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대로 된 연주가 이어져야만, 배란이란 과정 또한 자연스레 이루어진다는 얘기지요...

그렇게 정성들여 배란을 시켜서, 단 한 개의 난자가 난소로부터 배출되면 이 난자는 짝꿍을 만나러 난소 옆에 대기 중이던 나팔관 속으로 옮겨 들어갑니다. 이미, 배란된 난자 속에는 도착지가 찍힌 네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어 정확하게 나팔관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간혹 오류가 생긴 경우도 없을 순 없죠... 그건 너무 복잡한 얘기가 되니, 여기서는 일단 건너 뛸께요.

나팔관으로 들어간 난자는 거기에서 천천히 이동을 하면서 짝이 될 정자를 기다립니다. 억 대의 경쟁율을 뚫고 단 한 개의 정자만을 선택하는 순간을 말이죠... 최근 연구에 의하면 먼저 난자에 도달한 정자들이 열심히 난자의 벽을 뚫다가 장렬히 전사하고 나면 그 뒤를 따라온 정자들 중 한 놈이 어부지리로 뚫고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꼭 제일 먼저 난자에 도달한 정자가 난자와 만나는 건 아닐수도 있다는 얘기지요... 어디나, 그런 상황은 있는 가 봅니다. 마치 예능프로 <1박2일>의 게임을 보는 것 같지요? ^^

 

난자의 벽을 뚫고 있는 정자
수정을 위해 악착같이 경쟁하고 있는 정자들.

 

위와 같은 저런 마이크로 현미경 사진들은 어떻게 찍어내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수정해 보겠다고 처절하게 난자에 엉겨붙어 있는 정자들 보이시나요?... 수 억개의 정자들 중 죽기 살기로 먼 거리를 헤엄쳐 온 극 소수의 정자들마저도 처절하게 경쟁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수정되는 단 한 개의 정자를 빼고는 나머지 정자들은 모두 죽을 운명이니, 죽기 살기로 하는 수 밖에요.... 난자도 단 한개의 정자만을 안으로 들인 후에는 영구히 문을 폐쇄시켜 버립니다. 간혹 실수로 2~3개를 들여보내기도 하지만요.

 

 

이렇게 수정된 정자와 난자는 단 한 개의 세포로써부터 시작해 분열을 거듭하여 꽤 많은 수의 세포덩어리가 되어 나팔관을 통과해 자궁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기간동안, 자궁속에서는 아까 말한 난소의 호르몬 작용으로 이 수정란을 받아들일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귀하고 귀한 손님입니까?...

이런 귀한 손님 접대를 위한 준비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정확히는 아까 배란과정을 수행했던 난포가 주축이 되어서 요리준비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난포는 배란 전후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바로 배란이후에는 황체라고 하는 구조물로 변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노란색의 구조물로 바뀝니다. 사복에서 요리사 복장으로 갈아입는다고나 할까요?...^^

엄청난 변화라는 건, 이 난포황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차이때문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배란전의 난포에서는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만을 분비하고 배란후의 황체는 에스트로겐에 더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추가로 분비합니다... 마치 요리사가 대충 요리 재료 다듬고 접시 챙기고 손님상 만드는 시기가 배란전이라면,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해 손님 접대를 준비하는 시기가 배란후라는 얘기지요... 요리를 하는데 필수적인 호르몬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구요... 물론 에스트로겐도 빠질수 없지요... 소금과 설탕처럼요...

 

설탕과 소금

 

이렇게 해서, 손님 받을 준비를 끝내고 기다려도 수정란이 오지 않는 경우도 많겠죠?... 그러면 자궁내막에서는 손님이 오지 않았음을 난소에 알리게 되지요... 그러면, 황체는 자연 퇴축 소멸되면서 호르몬 분비를 줄여버립니다. 기다렸던 손님이 오지 않아 상을 치우는 과정이 상상이 되시나요... 그 과정이 바로 생리현상입니다... 다음 임신을 기대하고 준비할 생각으로 이번 달의 손님맞이 행사를 마무리하는 것이지요... 너무, 손님맞이나 음식준비등으로 비유해 설명해서 거부감이 드셨다면 양해을 구합니다... 하지만, 이해하기는 더 수월하실거 같아요...

이렇게 정상적으로 한 주기의 생리싸이클이 지난다면, 그 달의 생리패턴은 그 여성이 평소 가지고 있던 생리현상과 거의 유사하게 나옵니다.

물론, 양이나 기간에 있어 작은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똑같은 재료로 같은 사람이 요리해도 그때마다 약간의 차이는 나지 않겠습니까? ^^... 이런, 또 요리에 비유를 하고 말았네요...


생리와 관련이 되는 부정출혈은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드린 정상 생리과정을 벗어나는 모든 경우의 결과물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배란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부정출혈이지요... 배란을 못한다는 건 황체를 못 만드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프로게스테론이란 호르몬을 만들지 못함을 뜻합니다. 설탕과 소금을 적절히 조절해야 일품요리가 나올텐데, 소금이나 설탕 한가지를 빼고 요리한 것처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생리혈을 만들었으니 엉망진창인 생리혈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매달 매번 하는 생리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배란이란 과정을 성공해야만 하고 생리주기 내내 호르몬의 작용을 뒤 흔들만한 심한 스트레스가 없어야만 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배란에 실패하거나 여러가지 심한 정신적 물리적 스트레스로 심한 호르몬 장애가 발생하면 부정출혈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생리는 마치 월말고사 성적과도 유사합니다. 한달 내내 평온한 분위기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면 월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죠... 반대로 한 달중 어느 시기던 간에 큰 일이 생겨 학생을 흔들어놓았다면 뭐 결과는 예상이 되시죠?

 

 

부정출혈의 양상은 그야말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꽤 많은 양의 출혈을 너무 오랜 기간 해서, 빈혈이 초래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있지요. 그런가하면, 아예 생리가 건너 뛰기도 하고 잠깐 비치다가 없어지기도 하구요...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출혈은 의외로 정말 흔합니다. 심한 경쟁을 해야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어찌보면 불가피한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부정출혈은 생리주기와는 무관한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출혈과 감별하기 어렵습니다.

자궁경부나 자궁내막에 심각한 질환이 생겼다거나, 질이나 자궁경부의 염증이나, 심각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요...

그래서 비정상적인 출혈이 보이는 경우는 부인과 진찰을 통해 생리불순혈이 아닌 다른 질환 유무를 반드시 배제해야만 합니다... 심한 스트레스 같은 분명한 생리불순의 원인이 있지 않다면, 혼자서 끙끙 댈 일이 아니라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하지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