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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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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출처 : 청미래, 예스24>. 2007년

 

   스위스 태생의 알랭 드 보통은 철학의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는 1969년생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이다. 최근에는 수필을 주로 쓰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2003년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명예상인 예술문화훈장을 받았고,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작위도 받았다.

<왜 나는 너를 사랑 하는가>는 그의 몇 안 되는 소설 작품중 하나로, 남녀의 첫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과정을 탐색하며 철학적 사유를 통해 남녀의 심리와 그 기전을 세세히 묘사하였다. 똑같은 일상을 살면서도 우리가 쉽게 놓치고 지나는 것들을 매의 눈으로 찾아내어 섬세하게 재현해 내는 그의 필력에 감탄하며 무릎을 탁 치곤 했다.

알랭 드 보통의 처녀작이었던 이 책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이후 그의 글솜씨에 매료된 팬덤의 형성과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출처 : unsplash.com/@eberhardgross>.

이후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이라는 유머와 해학 가득한 철학적 연애소설을 발표하여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였다.

‘일상성의 발명가’라는 애칭에 걸맞게 그는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통해, 그의 책들은 흔히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되돌아 볼 기회를 선사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이다.”영국과 프랑스 작가들에 대한 전기(傳記)로 큰 성공을 거둔 ‘앙드레 모루아’의 말이다.

20세기 소설의 혁명이자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 일컬어진다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읽어내기가 무척 힘든 6권의 방대한 내용의 책이다. 내 책장에도 두 종류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있지만, 아직도 2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혹시나, 번역상의 문제일까 싶어서 최근에 출간된 것을 따로 사 보았지만 결론은 프루스트의 글이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출처 : unsplash.com/@kellysikkema>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기존 소설의 틀을 깨고 의식의 흐름을 좇는 서술방식으로 인간 내면과 시대상을 담아냈다고 하는데, 지루할 만큼 긴 문장으로 섬세하게 묘사해내는 탓에 끝까지 읽어내려면 꽤나 인내심을 요한다. 완독하려면 몇 달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미국에서는 별 인기가 없었다고 하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비롯한 프루스트의 편지와 메모를 인용하여 저자 특유의 유머와 상상력을 동원해 버무린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가 미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로운 글쓰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표지출처 : 생각의 나무. 예스 24>

    2009년 출간된 <일의 기쁨과 슬픔>이나 <공항에서 일주일을>은 사진작가가 동행하여 르뽀 형식으로 만든 책들인데, 직업과 관련된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매력적인 면면들을 작가 특유의 재능으로 들쳐 보여준다. 일반인들은 공항 속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기회가 없겠지만, 유명 작가의 포지션에서 공항 측의 광고효과를 노린 전략적 이벤트로 알랭 드 보통을 초청했고 또 그는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그의 시선을 따라 공항 구석 구석을 따라가 보는 것도 아주 재미난 일이었다. <일의 기쁨과 슬픔>도 자기와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일상을 작가의 시선을 따라 가는 또 다른 르뽀이다.

                                                     <표지출처 : 은행나무. 예스 24>

<불안>은 현대인들이라면 하루에도 몇 차례 경험하는 감정적 동요일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그 불안이 생기는 원인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그 각각에 대해 불안 해소의 해법을 제시한다.

다양한 국적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재기발랄한 입담 때문에 jtbc 의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을 가끔씩 보곤 하는데 언젠가 화상통화를 통해 ‘알랭 드 보통’이 출현해 진정한 행복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 하는걸 보았다. 그도 꽤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인 듯 하다.

그의 강연은 유투브에도 제법 많이 올라와 있다.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 애쓰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책들은 대부분 부담 없는 두께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고,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는 덤이요 철학적 사유방식에 대한 기초를 다지게 해준다.

위트 넘치는 문장들의 향연 속에 지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간접 경험하는 시간들을 통해 그의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노스텔지아’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번역가에 따라 같은 내용의 책이 너무도 다른 느낌의 책으로 각색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영목 교수의 번역이 제일 매끄럽게 저자의 의중을 전달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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