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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김은국 저/도정일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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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학동네. 예스 24>. 2010년 출간

 

김은국 저/도정일 역...한국사람이름인 듯 한데, 쓴 사람과 번역한 사람이 각각 따로 따로다. 추정하는 바대로 김은국 작가가 외국어(영어)로 소설을 썼기 때문이다. 번역가인 도정일도 여러권의 책을 낸 인문학자이고, 최재천과 함께 대담집을 내기도 했었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거부(巨富)가 된 죽음의 상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매년 12월 인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6개 부문(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경제학, 문학, 평화)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노벨상 수상자가 20여명을 넘긴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한사람뿐이다. 한일전 스포츠 경기만 벌어지면 꼭 짓이겨 이겨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후끈한 분위기와 달리, 노벨상 수상 경력만 보면 일본에 비해 너무 뒤쳐져 있어도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도 너무 낮다.

노벨상 수상이 국가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보니, 매년 10월 수상자 발표일 전까지 여러 나라에서 치열한 자국 수상 공략을 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인 ‘고은’은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도 늘 다른 나라 작가에게 밀려나고 있으며, 본인 잘못도 아닐 터인데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인터뷰를 한 적도 있었다. 최근 전세계적인 미투운동에 연루되어 망신살이 뻗은 뒤로는 더 수상가능성에서 멀어져 버린 것 같다.

 

<출처 : unsplash.com/@kellysikkema>

 

2016년에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 작가 ‘한강’이 수상함으로써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가 한껏 부풀기도 했었다.

노벨문학상은 작품성도 고려되지만 시대 상황 등 작품 외적인 요소도 많이 고려된다고 한다. 이 상을 수상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동서양을 관통하는 공감대를 품고 있고, 전하려는 메시지는 세련되고 강하게 독자들에게 파고든다.

‘김은국’은 재미작가이며,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작가였다. 2009년 6월 암투병중 77세를 일기로 매사추세츠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그 다지 두껍지 않은 두께의 책이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32살의 젊은 나이에 아이오와 대학교 창작 석사학위를 받을 당시 졸업 작품으로 제출한 소설이 모태가 된 이 작품은, 정식소설로 출간된 후 미국언론과 문단의 호평을 받으며 20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었다.

                                             <출처 : unsplash.com/@nicolehoneywill_sincerelymedia>

세계 1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기도 했고, 영화와 연극으로 여러 차례 각색되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어느덧 69년째, 처참했던 시절의 기억은 구세대만의 몫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지금도 표를 얻기 위해 구세대의 정신적 상처를 잔인하게 들쑤시는 쓰레기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은 국민을 위한다며 거짓보수 노릇을 하고 있지만 이들도 무심히 흐르는 세월 따라 조만간 봄날 눈 녹듯 스러질 것이다.

서울을 지키겠다던 군 통수권자는 제 한 몸 살겠다고 일찌감치 남쪽지방으로 도망가며 한강다리를 폭파시켰다. 안타까웠던 세월호 사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학생들은 제자리를 지키도록 종용한 뒤 선장과 선원들은 먼저 도망가 버린다. 후안무치의 인간들이다. <순교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이미 군 상부에서는 퇴각 결정이 났음에도 ‘이 도시를 끝까지 사수하겠노라’고 방송하는 군용차가 연신 시내를 돌아다닌다.

<출처 : unsplash.com/@r1990>. Ronaldo Oliveira

넘쳐나는 피난민들이 피난열차 위까지 빼곡히 달라붙어 있었는데, 얼어 죽고 병들어 죽고 떨어져 죽고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한다. 그 와중에도 고관대작들은 집에서 키우던 개까지 그 열차에 태웠다. 이 대목을 읽다가 울컥했다... 지금도 그닥 이런 상황들은 달라져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수없이 많은 의미 없는 죽음들.

'사람의 존엄함'이 너무도 쉽게 무시되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 속에서 두려움과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 희망을 심어주려 했던 순교자들.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켰던 비운의 역사는 모습만 바꾸며 지금까지도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문장들은 투박하다. 번역의 아쉬움도 있는 듯 하다.하지만, 긴박감 넘치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다소 충격적인 반전들이 꽤나 흡인력 있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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