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으로 떨어졌을거란 체력에 대한 걱정도 기우였던지 어느덧 정상이 코 앞인데도 그닥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의외란 생각이 들었죠. 힘들어할 줄 알면서도 조바심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였던 것이 그럭저럭 체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거리두기 해제도 어느날 갑작스레 풀어버리는 게 아니듯, 체력 회복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몸이 조금씩 준비를 했던 모양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에서 각양각색의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는 건 오히려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상충되는 생각들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보고 자신의 의견과 절충점도 찾아보고 때론 과감하게 자신의 잘못됨을 인정까지 할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란 정말 희귀동물 찾기만큼 드문 것 같아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깊이 십미터는 되는 구덩이에 순식간에 처 박히고 온갖 악플과 음해성 테러로 뒤덮여 버릴테니까요. 그런 군중들의 편파성과 상대진영에 대한 공격성이 시대정신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들이 그리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미스 함무라비>라는 드라마에서 배우 고아라님이 연기한 장면인데, 지하철 안에서 쩍벌남을 혼내준 뒤 큰 목소리로 주변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하고 있는 여사님을 참교육하던 장면이 문득 생각납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형 인간들에 대한 통쾌한 사이다였죠.
https://www.youtube.com/watch?v=kvCYY8mPNq0
고아라가 지하철에서 공중도덕 개념 상실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우리 사회가 어느덧 '내로남불'의 광풍에 휩쓸려 버린 것 같습니다. 대중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일거수 일투족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지도층 정치인들이 그런 뻔뻔스런 언동을 일삼아서 일까요?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물러날 줄 알던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야 무슨 일을 하던 그건 타인이 관여할 바는 아닙니다. 사생활이니까요.
하지만, 공적 공간에 있는 경우는 우리는 상식선에서 타인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게 문명화된 인간이 갖춰야할 에티켓이니까요.
하지만, 산 정상에서 기분이 좋다고해서 찢어지는 목소리로 고성방가를 한다거나 주변사람들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얘기를 한다거나 괴상망측한 포즈로 스트레칭을 하는 행위는 좀 아니지 않나 싶더군요.
역시나 사람들이 많으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보이게 마련인가 봅니다. 동네 뒷산 한시간 남짓 등산하면서 무얼 그리 바리바리 싸오셔서 음주까지 곁들이시는지도 참 궁금하구요... 아마 좋은 공기 마시며 먹고 마시는 재미가 쏠쏠해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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